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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개인 화기로 무장한 북한군 10여명이 강원도의 군사분계선(MDL)을 침범, 군 당국이 경고 사격까지 한 뒤에야 북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 당국은 이를 최근 다시 시작된 북한군의 최전방 단절 조치와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등으로 인한 한국의 정치적 혼란을 틈타 북한이 접적지역에서 군의 경계 상태를 떠보려는 목적이라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전선지역 철책 설치하는 북한군. 합동참모본부
이날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오후 5시 강원도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20명 가까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측으로 넘어왔다. 이들은 소총을 비롯한 개인 화기를 소지했고, 위장색의 방호복을 갖추는 등 무장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MDL을 침범하기 이전부터 감시 장비 등으로 이들의 동선을 추적했고, 북한군이 MDL을 넘자 경고 방송을 실시했다. 그런데도 이들은 계속 남쪽으로 내려왔고, 군 당국의 경고 사격이 이뤄진 이후에야 북상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하게 감시하면서 작전 수행 절차에 의거해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이 침범한 지역의 MDL은 역(逆) 브이(V)자 형태로, 이들은 MDL의 측면부에서 진입을 시작해 약 50m 가량 전진했다고 한다. MDL의 가운데, 가장 먼 지점에서 따지면 최대 100m 지점까지 남하한 것이다.

북한군의 MDL 월남은 지난해 6월에도 있었다. 최전방 불모화 작업 등을 하던 북한군 20~30명이 중부전선 MDL을 침범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화기를 소지하고 있었지만, 대부분은 도끼와 삽, 곡괭이를 들고 MDL을 약 50m 넘었다. 이들은 시설물 설치 작업을 하던 병력으로 추정됐고, 군 역시 수풀이 우거져 MDL 표식을 제대로 식별하지 못해 이뤄진 '단순 침범'으로 판단했다.
2024년 10월 16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군 초소에서 군인이 밖에 나와 남녘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이번에 남하한 병력은 작업 복장이 아니라 무장했다는 점을 군은 주목하고 있다. 이들의 MDL 침범이 벌목이나 지뢰 매설과 같은 최전방 단순 작업이 목적은 아니었을 가능성을 살펴보는 이유다.

군 관계자는 “아직 불모화 작업을 하지 않은 최전방 지역을 사전 정찰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시기적으로 한국의 리더십 공백기에 일어난 사건이라는 점에서 군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북한군이 최전방의 경계 이완 여부를 시험해보기 위해 MDL을 넘었을 가능성 등을 열어놓고 분석 중이다. 이런 목적이라면 이들의 정찰 임무는 추가 도발을 염두에 둔 사전 정지 작업일 수도 있다.

이와 관련,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당일 열상감시장비와 정찰기 등 접적 지역의 감시 태세를 격상한 뒤 이날까지 나흘 째 유지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가 지난해 12월 23일 공개한 북한군 동향 중 취사하는 모습. 뉴스1

한편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은 동절기 동원 훈련을 마치고 최전방의 남북 관계 단절 작업에 병력을 다시 투입하고 있다. 서부·중부·동부 등의 전선에 걸쳐 약 1500명이 MDL 인근에서 불모화 작업과 지뢰 매설, 철조망 설립 등을 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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