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민주당 “李, 파면된 尹 대신 인사”
국힘 “馬, 좌편향 판사” 맹비난
학계 “임명 방식 정교히 다듬어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8일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고 이완규 법제처장을 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하자 거대 양당은 한 권한대행을 번갈아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마 재판관의 인민노련(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 활동 이력을,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 측근이자 ‘안가 회동’ 당사자인 점을 각각 문제 삼았다. 헌법재판소 구성 문제마저 정치 논리에 따라 진영화되면서 헌재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주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법학계는 국민 피해를 최소화할 재판관 임명제도 개선책을 찾자고 제안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79학번), 사법연수원(23기) 동기인 이 후보자 지명 소식에 상반된 반응을 내놨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가 안가 회동 직후 휴대전화까지 바꿨다며 당시 계엄 법률 대응을 논의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자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피의자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에 대해서도 “내란 행위를 지속한다”고 비난했다. 파면된 윤 전 대통령 뜻에 따라 움직인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쪽에서는 “이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 재학 중 5·18민주화운동의 실상을 알리다 구속 수감됐다”며 두둔하는 말이 나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를 ‘미스터 법질서’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마 재판관에 대해서는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신봉하는 좌편향 판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충권 의원은 지난 2일 본회의에서 “마은혁 공산주의자” 발언을 했다가 충돌을 빚기도 했다.

헌법학계는 거대 양당의 극단화가 자기편 고위 법관을 확보하려는 ‘정치의 사법화’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심경수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입법부가 관용과 자제를 잃고 후보자에 대해 극한 대립을 반복한다”며 “헌법 개정으로 재판관 임명 방식을 정교히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기관 ‘코드 인사’ 문제는 20년 전부터 제기됐다”며 “독일처럼 추천위원회를 거쳐 의회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임명하는 방식으로 고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점점 극좌와 극우를 찾는 식의 추천이 되고 있다”며 “국회 3분의 2 이상 동의를 기준으로 하면 극단의 인물은 자연스레 배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의 대통령 몫 재판관 후보자 지명은 당분간 논란이 될 전망이다.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학계 다수 의견은 ‘권한대행은 대통령의 민주적 정당성을 온전히 갖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형식적 임명권은 행사하더라도 실질적 지명권 행사는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탄핵이 계속되고 헌재 공백이 우려되는 초유의 상황임을 감안하면 기존 관례대로만 해석할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479 광장의 버팀목 세월호…유가족은 항상 약자 곁을 지킨다 랭크뉴스 2025.04.16
44478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 “선거제도 알면 알수록 부정선거 불가능…서버 검증 응하겠다”[인터뷰] 랭크뉴스 2025.04.16
44477 이재명 정책자문 유종일 “주민센터 주상복합 개발해 청년 주택 공급” 랭크뉴스 2025.04.16
44476 "HBM 날개 달았다"…SK하이닉스, 1분기 수출액 27% 급증 [biz-플러스] 랭크뉴스 2025.04.16
44475 ‘지지자 국회 난입 방조’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벌금 500만원 확정 랭크뉴스 2025.04.16
44474 [사람 살리는 대마]② 韓 의료용 대마 도입 7년째…보험 장벽 높고 임상시험도 어려워 랭크뉴스 2025.04.16
44473 트럼프 “자진 출국하는 ‘선한 불법 이민자’ 재입국 돕겠다” 랭크뉴스 2025.04.16
44472 한국 PC·초고속 인터넷의 아버지…이용태 삼보컴퓨터 창업자 별세 랭크뉴스 2025.04.16
44471 황교안과 이준석을 한 텐트에? 반이재명 빅텐트 성사가 어려운 이유 랭크뉴스 2025.04.16
44470 반도체 직접 보조금,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을까 랭크뉴스 2025.04.16
44469 인천 부평역 앞 땅꺼짐‥"안전진단 실시" 랭크뉴스 2025.04.16
44468 '역시 대기업' MZ 이직 잦아도 대기업 근속연수는↑···기아 21.8년 랭크뉴스 2025.04.16
44467 극단적 ‘정치혐오’…적과도 대화한 링컨형 리더 절실 랭크뉴스 2025.04.16
44466 신세계 본점만 가능한 '더 헤리티지'…복합문화공간이 된 문화재 랭크뉴스 2025.04.16
44465 이승기 사진 도용한 투자 사이트 주의… “관련 없다” 랭크뉴스 2025.04.16
44464 올트먼, 머스크 겨냥…“오픈AI, 엑스와 같은 SNS 개발중” 랭크뉴스 2025.04.16
44463 "냄새 심해" 막말 테니스 선수…상대 선수는 '데오드란트' 응수 랭크뉴스 2025.04.16
44462 김경수 "'폐업대란'이 자영업자 탓? 내란정부 부총리 답다" 최상목 직격 랭크뉴스 2025.04.16
44461 9만달러 회복 전 다시 꺽인 비트코인 랭크뉴스 2025.04.16
44460 미국 국무부 고위당국자 아시아 순방… 한국은 또 빠졌다 랭크뉴스 202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