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지난해 12월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65세 정년연장 법제화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2016년 법정 정년이 60세로 늘어난 뒤 지난해까지 고령 노동자가 1명 늘어날 때 청년 일자리 1개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청년고용 위축 등을 고려하면 법정 정년을 65세로 추가 연장하기보다 퇴직 후 재고용하는 방안이 고령자가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라는 게 한국은행 제안이다. 법정 정년 연장을 주장하는 노동계와는 다른 입장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한은 고용연구팀과 김대일 서울대 교수는 2016년 임금체계 조정 없이 시행된 정년연장이 고령층 고용을 증가시켰지만 혜택이 노조가 있는 대기업 일자리에 집중됐고, 조기퇴직 증가 등의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내용을 담은 ‘초고령 사회와 고령층 계속 근로방안’ 보고서를 8일 발표했다.

한은 분석 결과, ‘60세 정년연장’으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5~59세 임금노동자 고용률이 1.8%포인트(약 8만명), 상용노동자 고용률은 2.3%포인트(약 10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고령층 고용 증가 효과가 점차 감소했다. 이는 기업이 법적 정년연장으로 인한 추가적 부담을 조기퇴직을 유도하는 정책 등으로 상쇄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정년 연장이 같은 기간 23~27세 청년고용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임금노동자 고용률은 6.9%(약 11만명), 상용근로자 고용률은 3.3%(약 4만명) 떨어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정년연장이 고령층 고용에 미친 영향과 비교하면 고령층 노동자 1명 증가 시 청년층 노동자는 약 1명(0.4~1.5명)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임금체계 변화 없이 정년을 연장하면서 고령 노동자가 늘어나자 기업이 비용 부담을 줄이려고 상대적으로 조정이 쉬운 신규 채용을 줄였기 때문일 수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정년연장은 청년층과 중년층의 임금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그 하락 폭이 줄었다.



보고서는 고령층 계속근로 방안으로 법정 정년연장이 아니라 퇴직 후 재고용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퇴직 후 재고용은 새로 근로계약을 맺어 다시 고용하는 방식으로 임금 수준을 새롭게 정할 수 있다. 보고서는 “지금처럼 연공형 임금체계, 고용 경직성, 60세 정년이 맞물려 있는 상황에서 정년연장만으로 고령층 계속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 청년고용 위축 등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반복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퇴직 후 재고용 방식을 점진적으로 늘리면 향후 10년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9∼1.4%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퇴직 후 재고용을 단기간 내 법적으로 의무화하기보다 초기엔 기업 자율에 맡기자고 제안했다. 단기간 내 재고용을 의무화할 경우 노동자 교섭력이 강화되면서 현행 임금체계를 유연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양대노총은 퇴직 후 재고용이 아니라 법정 정년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기업이 정년연장, 정년폐지, 퇴직 후 재고용 중 한 가지를 의무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일본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보고 있다. 퇴직 후 재고용을 중장기적으로 의무화하자는 한은 제안은 경영계 입장에 상대적으로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노총은 이날 입장문에서 “퇴직 후 재고용 의무를 점진적으로 부과하자는 주장은 기업의 선의에 기대는 것인 만큼 그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076 5년치 일감 쌓은 K방산…상위 투자자 순매수 1위 [주식 초고수는 지금] 랭크뉴스 2025.04.15
44075 이재명, 후원금 모집 시작 "국민 덕분에 검은돈 유혹 없이 정치" 랭크뉴스 2025.04.15
44074 현 고1부터 ‘9모’ 아닌 ‘8모’… 수시원서 9월 중순으로 랭크뉴스 2025.04.15
44073 민주, 한덕수 출마론에 "자신 있으면 나오라…양파 벗기듯 검증" 랭크뉴스 2025.04.15
44072 생후 5개월 아기 뇌출혈에 몸 곳곳 멍자국… '학대 의심' 부부 수사 랭크뉴스 2025.04.15
44071 국회 운영위, 이완규·함상훈 지명철회 촉구 결의안 가결…국민의힘 불참 랭크뉴스 2025.04.15
44070 참치캔 1위 회사에 무슨일이?...동원F&B 상폐 결정 랭크뉴스 2025.04.15
44069 윤석열만 뒷쪽 피고인석에…전직 대통령들 다 첫째 줄인데 랭크뉴스 2025.04.15
44068 "폐소공포증 답답해" 제주공항 활주로서 항공기 비상문 연 승객(종합2보) 랭크뉴스 2025.04.15
44067 "폐소공포증에 답답" 비상구 연 승객…202명 탄 에어서울 '아찔' 랭크뉴스 2025.04.15
44066 용인 아파트서 '일가족 추정 5명 살해' 혐의 50대 남성 검거 랭크뉴스 2025.04.15
44065 김문수, 한덕수 출마론 커지자 "경선하는 사람 입장에서 조금 맥이 빠진다" 랭크뉴스 2025.04.15
44064 중국 경찰 “미 NSA 요원 3명 수배…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기간 사이버 공격” 랭크뉴스 2025.04.15
44063 안철수 "한동훈, 이재명에게 가장 쉬운 상대‥스스로 물러나야" 랭크뉴스 2025.04.15
44062 홍준표, 빅텐트 재차 언급 “反이재명 연대 만들어야" 랭크뉴스 2025.04.15
44061 붕괴된 신안산선 공사현장, 작년말 하루 1천600t 지하수 빼며 작업 랭크뉴스 2025.04.15
44060 "케이티 페리부터 베이조스 약혼녀까지"…여성만 탑승한 우주선 '무사 귀환' 랭크뉴스 2025.04.15
44059 권성동 “한덕수, 국힘 경선 불출마”…대선 출마 여부는 언급 안 해 랭크뉴스 2025.04.15
44058 불황 이긴 '가격 인상'…눈치도 안 보는 명품 브랜드의 탐욕[최수진의 패션채널] 랭크뉴스 2025.04.15
44057 박찬대 “한덕수, '난가병' 걸려 국회 무시…尹 빼닮아" 랭크뉴스 2025.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