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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 3월말 주주서한서
‘中企 어려움’ 등 지적해놓고
알리익스프레스와 카드 제휴
캐시백·할인 등 판매 열올려
“앞뒤 안맞는 경영한다" 지적

[서울경제]

신한금융그룹이 지난달 말 주주서한에서 “대한민국 산업 중 염려되는 부분은 소비 위축으로 부침을 겪고 있는 유통 업종”이라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e커머스 업체들이 한국에 본격 상륙한 이후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고율 관세로 중국 e커머스 업체들의 한국 시장 중요도가 커졌다며 국내 유통업의 잠재 리스크를 점검하겠다고 했다.

주주에게 전하는 말뿐이었을까. 신한금융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신한카드가 C커머스의 대표주자인 알리익스프레스 제휴 신용카드 마케팅에 열을 올리면서 앞뒤가 맞지 않는 경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이달 말까지 중국 e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자사 신용카드로 5만 원 이상 결제한 고객에게 2만 원 상당의 캐시백을 해준다. 현재 신한카드 고객이 애플리케이션 접속 시 팝업창을 띄워 해당 사항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알리 측과 손잡고 단독 제휴카드인 ‘알리익스프레스 신한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알리익스프레스 결제액에 10%를 할인해주고 해외 사용 시 이용금액의 1%를 마이신한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알리는 지난달 창립 15주년 행사를 벌이면서 신한카드 제휴카드를 통해 재미를 봤다. 알리익스프레스는 “3월 한 달간 한국 상품 전문 오픈마켓 케이베뉴(K-Venue) 입점 한국인 셀러 판매액이 전달보다 152%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알리는 ‘100개 브랜드 초저가 할인전’과 ‘돌아온 1000원 딜’ 등의 이벤트도 벌였다.

문제는 알리가 국내 시장을 계속 잠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2월 기준 알리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874만 명으로 쿠팡(3320만 명)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식품과 생활가전, 전자기기, 뷰티 제품 등 전 분야에 걸쳐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한카드가 중국 상품의 국내 상륙의 발판이 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계에서는 당기순이익 1위 자리를 10년 만에 삼성카드에 내준 신한이 조급함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삼성카드는 약 6645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반면 신한카드는 5752억 원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신용판매액 1위(기업전용구매카드 포함시)를 현대카드에 내주기도 했다. 최근에는 카드 업계 라이벌인 KB국민카드가 쿠팡과 단독 제휴카드를 통해 1년 만에 회원을 100만 명 이상 불린 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1위 카드사였던 신한이 삼성과 현대, KB국민 등의 거센 추격을 받으면서 다급해진 것 아니냐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개별 금융사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국가 경제와 유통산업, 제조업 및 소상공인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이 중국에 상호관세를 포함해 54%의 관세를 물린 상황에서 중국산 제품이 덤핑으로 한국에 밀려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C커머스의 문제점을 지적해놓고 단독 제휴 마케팅을 벌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말이 적지 않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그룹에서는 유통업을 걱정한다고 하면서 계열사에는 알리익스프레스와 단독 제휴를 맺고 신용카드 판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며 “고객들이 이런 금융그룹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신한카드의 ‘과속’이 계열사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한카드가 현대카드에 이어 애플페이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 삼성페이를 비롯해 국내 페이 업계의 유료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말 현재 삼성전자 여신은 1조 6968억 원으로 삼성그룹 전체로는 6조 7082억 원이다.

정보 유출 리스크도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800만 고객의 정보를 고지 없이 중국 판매자에게 팔아넘겼다고 보고 지난해 7월 과징금 19억 7800만 원과 함께 시정명령·개선권고 조치를 내렸다. 카드 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다른 카드사들도 알리익스프레스 전용 카드 출시를 검토했다”며 “알리 판매 제품이 초저가인 데다 품질 문제가 있어 결국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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