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고(故)장제원 전 국회의원의 발인식이 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백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성폭력 혐의(준강간치상)로 수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 사건과 관련해 여성단체들이 수사 결과 발표를 촉구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는 8일 ‘고 장제원 전 의원의 성폭력 사건, 수사종결 말고 성폭력 가해 사실 공식 발표하라’는 긴급 연명을 전날부터 36시간 동안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연명 자료를 오는 9일 오전 10시 서울경찰청에 제출하고 경찰청장 면담을 요구할 방침이다.

앞서 성폭력 혐의로 고소돼 경찰 조사를 받던 장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전날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장제원 전 의원이 사망해서 (장 전 의원 성폭력 사건은) 조만간 공소권 없음 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수사규칙 제108조에 따르면 피의자가 사망한 경우 경찰은 수사를 마무리하고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리게 돼 있다.

이에 단체들은 “피의자 사망으로 성폭력 사건의 구체적 사실을 밝힐 수 없는 상황이 또다시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사건 당시 상황을 증언할 수 있는 참고인이 존재하고, 이 사건은 전형적인 권력형 성폭력으로 사회적 파장도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피의자 사망을 이유로 수사를 종결한다면, 피해자의 법적 권리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과거 수많은 권력형 성폭력 사건에서 경험했듯 피해자에게 가해질 2차 피해를 막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단체들은 이어 “지금까지 수사한 고 장 전 의원의 수사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그 내용을 수사결과 보고서에 기재해 성폭력 사건의 구체적 진실을 법적으로 밝히고자 한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기를 요구한다”고 경찰에 촉구했다.

아울러 단체들은 “피의자 사망으로 성폭력 사건의 실체가 묻혀질 수는 없다”며 “피의자 사망으로 성폭력 사건의 실체를 무로 돌리는 일이 반복돼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장 전 의원 고소인을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장 전 의원 성폭력 사건은 그가 사망하기 전 80% 정도 수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명백한 성폭력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이유로 혐의유무에 대한 실체적 판단을 포기하는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수사기관이 ‘가해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를 위해 존재한다면, 실체진실의 발견과 정의수호를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라면 장제원 성폭력 사건에서 그 존재 이유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서명동참으로 함께해 주시기 바란다”고 부연했다.

한편 장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오후 11시45분께 서울 강동구 한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장 전 의원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나왔다. 장 전 의원은 지난해 11월 부산의 한 대학교 부총장이었던 2015년 당시 비서 A씨를 상대로 성폭력을 한 혐의로 고소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장 전 의원은 A씨의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강력히 부인했지만, A씨 측은 사건 당시 피해 정황이 담긴 증거들을 경찰에 제출했다. 또 A씨는 사건 직후 해바라기센터(여성 폭력 피해자 지원 센터)에서 응급키트로 증거물을 체취했으며, 국과수 감정 결과 자신의 신체와 속옷 등에서 남성 DNA가 검출됐다고 전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452 "미국 싫다" 여행도 보이콧…"경제 손실 128조원 달할 수도" 랭크뉴스 2025.04.16
44451 [인터뷰] 안철수 "반탄후보 지지, 李 대통령 찍는것…찬탄파와 힘 모아야" 랭크뉴스 2025.04.16
44450 백악관 "공은 중국에"‥"농산물 관세 버텨라" 랭크뉴스 2025.04.16
44449 美국무부 동아태 고위관리, 베트남·일본 등 순방…한국은 또 빠져 랭크뉴스 2025.04.16
44448 아직 놓지 못한 대권의 꿈…‘경선불참’ 유승민·김두관 막판 변수될까 랭크뉴스 2025.04.16
44447 종목 추천→30억 매수→정치 테마주 편입... 재미 본 경제전문가 선대인 랭크뉴스 2025.04.16
44446 “국민보다 국회의원이 더 혜택 봤다”…윤석열 정부 ‘종부세 완화’ [취재후] 랭크뉴스 2025.04.16
44445 트럼프 “공은 中 코트에…우리돈 가지려면 우리와 협상해야" 랭크뉴스 2025.04.16
44444 민주, 경선 TV토론 2회만 진행… 반발하는 비명계 “해도 너무해” 랭크뉴스 2025.04.16
44443 IPO 급한 메가존클라우드, 인터넷은행 도전장... “외연 확장하다 본업 무너질 수도” 랭크뉴스 2025.04.16
44442 잠적한 양육비 도망자? 쿠팡·배민이 흔적을 쫓는다 랭크뉴스 2025.04.16
44441 북한, '60년의 형제' 한국에 빼앗겼다[북한은 지금] 랭크뉴스 2025.04.16
44440 [영상] “미국 제품 나가!!”…중국서 번지는 미국산 불매운동 랭크뉴스 2025.04.16
44439 ⑤“세월호도 계엄도, 진실이 묻혀선 안 돼”…다시, 광장 지킨 유족 [광장에서 시민에게 듣는다] 랭크뉴스 2025.04.16
44438 만취 상태로 차 몰고 도주한 여성 체포…인천 부평역 앞 ‘땅꺼짐’ 랭크뉴스 2025.04.16
44437 "봄인줄 알고 나가더니…" 난데없는 폭설에 꿀벌 70% 사라졌다 랭크뉴스 2025.04.16
44436 함께 어린이날 보내고 나무 심고… 거리 좁히는 대한항공·아시아나 랭크뉴스 2025.04.16
44435 [단독] 제노스코, ‘복제 상장 논란’ 뚫고 재심 청구한다… FI 메리츠證 입김 영향 랭크뉴스 2025.04.16
44434 자녀 가방 녹음기로 교사 학대 알게 돼... 위법 증거인데 징계 적법 이유는 랭크뉴스 2025.04.16
44433 EU, 미국과 첫 협상…쟁점은 식품·디지털 규제 랭크뉴스 202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