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사진=한국경제신문
관세 전쟁으로 미국 증시가 요동치는 가운데, 세계적인 부자들 중 오직 한 사람만 올해 자산이 증가했다. 바로 워런 버핏 벅셔 헤서웨이 회장(이하 버크셔)이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발표한 ‘세계 억만장자 지수’(Bloomberg Billionaires Index)에 따르면, 세계 상위 10대 부자들은 지난 2일 ‘해방의 날’에 820억달러(약 106조6000억원) 이상을 잃었다.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는 이날 개인 자산이 110억달러(약 16조원) 감소했고, 2위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조스의 개인 자산도 159억달러(약 23조931억원) 줄었다. 3위 저커버그의 메타 주가 9% 하락으로 개인 자산 179억달러(약 26조원)가 날아갔다. 달러 기준 가장 큰 하락폭이다. 17위 젠슨 황까지 모두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버크셔는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억만장자가 되었다. 그는 6위로, 상위 10위권 내 유일하게 자산이 127억달러, 즉 17조원 넘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버크셔의 생존전략을 ‘현금 비중의 확대’와 ‘애플 등 주요 기술주 비중의 축소’로 분석하고 있다. 그는 2023년 말 기준 약 3340억 달러(약 490조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대 초반 당시 기술주 급등장에서 현금 비중을 늘려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자아냈었는데 현재는 월가 전문가들도 찬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리치 로스 에버코어ISI 수석 전략가는 "200일선이 모든 걸 설명하진 않지만 시장 심리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라며 "버크셔는 확연히 다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2년 이후부턴 기술주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여왔다. 애플은 한 때 그의 포트폴리오에서 5.6%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주요 투자처였지만 비중을 축소하며 시장 고점 리스크에 대비해왔다.
파이낸셜타임즈는 “버핏은 유일하게 상처 없이 이번 급락장을 헤쳐나가는 인물로, 보수적이지만 일관된 투자 방식이 위기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