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유증 발표 후 주주피해·승계목적 비판 쇄도
한화, 진화 나섰지만 금융당국·정치권 가세
결국 유증 규모 3.6조→2.3조로 축소 의결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가 경영권 승계 논란에 휩싸이자 유증 규모를 2조3000억원으로 줄였다. 줄어든 1조3000억원은 총수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 등이 담당하기로 했다. 한화에어로는 한화에너지 등이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을 1조3000억원에 샀는데, 이날 유증 규모를 줄인 것은 회삿돈으로 총수 일가의 지분을 하고 투자금은 주주에게 요청한다는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는 8일 이사회를 열고 기존에 발표한 유증 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줄인다고 공시했다. 줄어든 1조3000억원에 대해서는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대주주로 있는 한화에너지는 할인 없이 유증에 참여한다. 이재규 한화에너지 대표는 “불필요한 승계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손민균

앞서 한화에어로는 한화임팩트(5.0%)와 한화에너지(2.3%)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1조3000억원에 매입했다. 2024년 말 기준 한화에어로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1조3750억원)의 94%를 쓴 것이다. 이후 일주일 만에 투자금이 필요하다며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증을 결정하자 비판이 쏟아졌다. 현금과 현금성 자산을 사실상 세 아들에게 몰아주고 투자금을 주주에게서 확보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역대 최대 규모의 유증 추진으로 한화에어로 주가는 급락했고, 금융감독원은 한화에어로의 유증 신고서를 반려했다. 금감원은 ▲유증을 택한 이유 ▲증자 시점 및 자금 사용 목적의 검토 여부 ▲증자 전·후 한화그룹 계열사의 지배구조 재편과 증자 연관성 등을 상세히 기재할 것을 주문했다. 한화 측은 지난달 31일 상속 논란 종식을 위해 김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한화 지분 11.32%를 김동관 부회장(4.86%), 김동원 사장(3.23%), 김동선 부사장(3.23%)에게 증여하기도 했다.

한화는 경영권 승계 논란에 정면 돌파를 시도했으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까지 한화 사례를 언급하며 상법 개정안을 거론하자 결국 노선을 변경했다. 이 대표는 “유증으로 주가가 떨어진 회사의 지분을 총수가 자녀에게 증여해 증여세를 절감할 가능성이 크다. 유증으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기어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상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쓰실 것이냐”고 적었다.

한화에너지가 한화에어로 유증에 참여하면 한화에어로에서 나왔던 1조3000억원은 다시 한화에어로로 돌아가는 모습이 된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한화에너지가 시가로 주식을 매수해 사실상 대주주가 희생하고, 한화에어로의 소액주주는 이득을 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 대표는 “불필요한 논리에서 벗어나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976 5년치 보은 몰아치려니…몰락한 내란 정권의 ‘알박기’ 금도 넘었다 랭크뉴스 2025.04.15
43975 [100세 과학] “디지털 치매는 오해”…스마트폰이 인지기능 보호한다 랭크뉴스 2025.04.15
43974 “7세 고시는 학대, 아이 뇌 망가트려”··· 소아정신과 교수의 단호한 조언 랭크뉴스 2025.04.15
43973 中·日 투매설에 폭락한 美 국채… 일생일대 투자 기회? 랭크뉴스 2025.04.15
43972 트럼프 또 후퇴…"안 봐준다"더니 하루 만에 "車업계 돕겠다" 랭크뉴스 2025.04.15
43971 “장제원 공소권 없음과 수사 중지는 달라” 성폭력 사건 피해자 측 김재련 변호사[인터뷰] 랭크뉴스 2025.04.15
43970 美, 5개국과 무역 협상 우선추진…韓도 포함 랭크뉴스 2025.04.15
43969 우크라, 생포 중국인 기자회견…트럼프 “곧 좋은 제안 있을 것” 랭크뉴스 2025.04.15
43968 당신의 걸음걸이는 안녕하십니까… 느려졌다면 파킨슨 의심 랭크뉴스 2025.04.15
43967 자동차 부품도 유예 조치?‥"나는 유연한 사람" 랭크뉴스 2025.04.15
43966 [단독] 20년 믿고 맡긴 경리의 배신... "회삿돈 22억으로 명품 사고 호화 여행" 랭크뉴스 2025.04.15
43965 구글, '유튜브 뮤직' 뺀 새 요금제 韓에도 출시하나…공정위와 협의 중 랭크뉴스 2025.04.15
43964 오락가락 반도체 관세 '일단 유예'에 美 증시 상승 마감 [데일리국제금융시장] 랭크뉴스 2025.04.15
43963 [단독]단순 예산 편성착오에…지자체 수십억 예산 날아갈판 랭크뉴스 2025.04.15
43962 "한국 가면 무조건 사야 돼"…일본인들 우르르 몰려와 사간다는 '이것' 랭크뉴스 2025.04.15
43961 양당 경선 무용론에 '반명 빅텐트' 솔솔... 범보수 단일화냐, 제3지대 연대냐 랭크뉴스 2025.04.15
43960 [단독] 방사청, 한화오션 ‘부정당업자 제재’ 검토…이달 30일 방추위서 KDDX ‘최종 결론’ 가닥[이현호의 밀리터리!톡] 랭크뉴스 2025.04.15
43959 신안산선 공사장 붕괴 사고 닷새째…실종자 밤샘 수색 랭크뉴스 2025.04.15
43958 수도권 1분기 분양 70%↓… 건설사 진퇴양난 랭크뉴스 2025.04.15
43957 "메시지 계엄"‥사과·반성 없는 82분의 '강변' 랭크뉴스 2025.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