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한국경제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올리며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깜짝 실적을 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4%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0.15% 하락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증권가들이 전망한 예상치는 매출 77조1176억원, 영업이익 4조9613억원이었다.
삼성전자는 분기 실적에서 사업부별 수치를 발표하지 않지만, AI 스마트폰 갤럭시 S25가 전작 대비 흥행하면서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에서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한다.
삼성전자가 지난 1월 출시한 갤럭시S25 시리즈는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최단 기간 국내 100만대 판매 신기록을 달성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했던 것도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낸 원인으로 지목된다. 서버용 D램 수요가 굳건했고 중국 정부의 소비진작책인 ‘이구환신’(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정책 영향으로 모바일과 PC용 D램, 낸드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본격적인 관세 정책 시행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PC용 D램 물동량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바닥을 찍고, 2분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예측해왔다.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반도체 부문을 총괄하는 전영현 부회장은 “빠르면 2분기 중 HBM3E 12단 제품을 양산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발 상호 관세 리스크에 향후 실적 회복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한국 25%, 중국 34%, 일본 24%, 베트남 46%, EU 20%, 인도 26%, 대만 32% 등 국가별 상호 관세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을 이끈 스마트폰은 베트남에서 절반가량이 생산되고 인도 30%가량, 브라질, 한국 구미 공장, 인도네시아 등에서 나머지 물량을 소화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반도체 역시 추가 관세가 예고된 상황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센터장은 "HBM3E 품질인증을 받더라도 경쟁사들이 이미 (엔비디아 공급을) 선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실적 개선에는 여전히 변수가 많을 것"이라며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수요가 다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범용 메모리 제품 가격이 반등하더라도 상승 폭과 상승 기간은 시장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