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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객기가 무안공항에 착륙 전 오른쪽 엔진에서 이상 화염이 나오고 있는 모습(빨간원). 연합뉴스
“저 소리 엔진에서 나는 거 아닌가?”

지난해 말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당시 마지막 순간까지 엔진 기능 일부가 작동 중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됐다. 지금까지는 버드스트라이크(조류충돌)로 인해 엔진이 모두 꺼지고, 기내 전원공급도 차단됐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지난 7일 저녁 KBS가 보도한 사고기 영상을 보면 오른쪽 엔진에서 불과 연기가 보이면서 기체가 휘청하고는 해발 50m 부근까지 급격히 고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잠시 뒤 다시 고도를 조금 높이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또 비상 동체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엔진음으로 추정되는 소리가 연신 들린다.

해당 영상은 사고기 조종사가 비상상황을 알리는 ‘메이데이’ 선언을 한 뒤 1분 20초가 지난 오전 9시 06분 16초부터 동체착륙까지 2분 40초간 촬영됐다. 영상이 촬영된 위치는 무안공항의 해경 격납고 쪽으로 알려져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정상적이지는 않지만, 엔진이 어느 정도 가동되면서 나는 소리로 추정할 수도 있다”며 “중간에 고도를 조금이나마 다시 올릴 수 있었던 것도 엔진 추력이 없다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고여객기의 엔진을 옮기는 모습. 뉴스1
만약 해당 소리가 엔진음이 맞는다면 사고 과정과 원인에 대한 추정이 다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착륙과정에서 버드스트라이크가 발생해 엔진 2개가 다 작동 불능이 됐고, 이로 인해 기내 전원공급이 모두 차단돼 사실상 통제 불능 상태가 됐다는 게 유력한 추정이었다.

또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 등 블랙박스 기록이 충돌 4분 전부터 모두 중단된 것 역시 전원이 전면 차단된 때문으로 알려져 있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만약 엔진이 조금이나마 살아있었다면 그런데도 왜 블랙박스 기록이 중단됐는지, 랜딩기어는 왜 안 내려온 것인지, 동체착륙 뒤 왜 속도가 전혀 줄지 않았는지, 속도를 줄일 수 있는 플랩은 왜 안 펴졌는지 등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의 다른 항공사 관계자도 “엔진과 기내 전원공급 장치 모두 작동 불능을 전제로 사고 원인과 과정을 추정했던 걸 새로 다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기체 제작 결함, 정비 불량 가능성 등을 다시 다 짚어봐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 관계자는 “해당 영상은 이미 확보해서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며 “명확하게 원인을 규명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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