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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이미선 퇴임하면 다시 6인체제
적어도 7월까진 주요사건 선고 어려워
공백 당연시하는 정치권 이제 바뀌어야
퇴임연기·예비재판관 등 해외사례 주목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 헌법재판관들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최고 사법기관으로서의 위상을 확인했지만, 열흘 뒤 재차 '기능 마비 상태'에 빠진다. 18일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면서 선고가 불가능한 '6인 체제'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선 비일비재한 재판관 공백 사태를 막기 위해선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 권한대행과 이 재판관은 이달 18일을 끝으로 재판관 6년 임기를 마무리한다. 조한창·정계선 재판관 임명으로 '8인 체제'를 구성한 뒤 대통령 탄핵 선고를 이끌었던 헌재가 3개월여 만에 다시 '6인 체제'로 돌아가는 것이다. 후임 재판관 임명은 빨라야 새 대통령 취임 이후인 7월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두 재판관은 2019년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대통령 몫' 재판관이어서 후임 재판관도 대통령이 임명해야 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재판관 임명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보는 게 통설이다. 결국 후임 재판관은 6월 조기 대선 이후 차기 대통령이 임명해야 해 3개월 정도는 불완전한 헌재 운영이 불가피하다.

재판관 '6인 체제'에선 선고를 내리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헌법재판소법 23조 1항은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고 정하고 있다. 헌재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제기한 헌법소원 가처분 사건을 통해 '6인 체제'로도 심리할 수 있도록 열어뒀지만, 선고가 가능하다고 결론 내리진 않았다. "신속한 결정을 위해 후임 재판관이 임명되기 전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조사를 하는 등 사건을 성숙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뿐이다. 실제 헌재는 '6인 체제'에서 선고를 내린 적이 한 번도 없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 '7인 체제'가 된다고 해도, 여전히 정원에서 2명이 부족해 주요 사건 심리나 선고는 쉽지 않다. 위헌 결정을 내리려면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거나 제척·기피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선고 결과를 두고 정당성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대통령 탄핵 사건을 계기로, 재판관 공석을 방치하는 정치권 행태가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헌재 구성은 소장 임명이나 재판관 교체 때마다 빈번하게 공백이 생겼다. 2018년 9월에는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등 재판관 5명이 한꺼번에 퇴임하면서 한 달 간 재판관 공백이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사건의 경우, 한때 '6인 체제'에서 탄핵소추가 진행되면서 탄핵 선고 없이 대통령 직무정지 상태가 계속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거론되기도 했다.

독일은 정치적 대립으로 재판관이 임명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재판관은 임기가 만료된 경우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그 직무를 수행한다'고 정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선 12명의 헌법재판관 이외에도 6명의 예비재판관을 두고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에선 정치적 문제로 재판관 공백이 자주 발생한다"며 "여야 합의를 통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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