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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연구팀 15년 추적 관찰
사구체 여과율 감소 속도 둔화 확인

당뇨병이 있으면 콩팥 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크다. 실제 당뇨병 환자 3명 중 1명은 당뇨병성 콩팥병을 앓고 있다. 그런데 당뇨 환자가 신장내과로 의뢰돼 전문의 진료를 함께 받을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콩팥 기능이 더 천천히 저하되고 이는 콩팥 기능이나 의뢰 시점과 관계없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 환자가 적절한 시기에 적극적으로 신장내과 진료를 받을 시 당뇨병성 콩팥병 발생이나 진행을 늦출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당뇨병성 콩팥병은 가장 흔하면서도 예후가 나쁜 질환이다. 투석이 필요한 말기 콩팥병 환자의 절반 이상이 여기서 비롯된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한승석·윤동환 교수팀은 2형 당뇨병 환자 3만여명을 최대 15년간 추적 관찰하며 신장내과 전문의 진료가 당뇨 환자의 콩팥 기능 및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당뇨 환자의 콩팥 기능은 사구체 여과율(eGFR·콩팥이 1분간 깨끗하게 걸려주는 혈액량)로 평가한다. 대한신장학회는 60 미만, 미국 및 대한당뇨병학회는 30 미만일 때 신장내과 전문의 진료를 받도록 권고하지만, 신장내과 진료의 실제 효과는 그간 명확히 분석된 바 없었다.

연구팀이 비의뢰군 대비 신장내과 의뢰군(3885명)의 의뢰 전후 콩팥 기능 감소 속도(연 eGFR 변화율)를 분석했다. 의뢰 시점의 평균 eGFR은 55였다. 그 결과 진료 의뢰 이전에는 eGFR 변화율 효과가 ‘제로(0)’에 가까워 콩팥 기능 감소 속도에 큰 변동이 없었다. 반면 신장내과 진료 직후부터 eGFR 변화율 효과가 양수로 바뀌고 콩팥 기능 감소 속도가 줄었다. 신장내과 진료를 받은 후 매년 eGFR 감소 정도가 5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장내과 진료 의뢰는 콩팥 질환 악화 위험도(저·중간·고위험) 혹은 의뢰 시점(조기·후기)과 관계없이 콩팥 기능 감소 속도를 모두 늦췄다.

연구팀은 “신장내과 의뢰군은 콩팥 기능 보존에 효과적인 당뇨병약과 고혈압약뿐만 아니라 요산 치료제, 인 조절제 사용이 증가했다. 반면 콩팥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비스테로이드 소염제, eGFR 수치에 영향을 주는 약제(파이브레이트) 처방은 줄었다”고 밝혔다.

또 의뢰군 일부는 콩팥 조직 검사를 시행했고 절반 가까운 환자가 당뇨성 콩팥병이 아닌 다른 콩팥 질환을 진단받아 적절한 치료 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환자의 eGFR이 40이고 연간 7 정도 줄어든다고 가정하면 4~5년 안에 투석이 필요한 수준(eGFR 10 안팎)에 도달한다. 그런데 신장내과 전문의 진료를 받으면 eGFR 감소 속도가 연간 2 정도까지 줄고 투석 받는 시점을 10년 이상 늦출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한승석 교수는 7일 “신장내과 전문의는 콩팥에 미치는 약물을 종합 검토하고 효과 있는 약물일지라도 환자 상태에 따라 용량을 조절하거나 중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환자에서 다른 콩팥 질환이 있는지 확인하고 특히 면역 억제제가 필요한 사구체신염을 진단해 일부 콩팥 기능을 회복시킬 수도 있다. 일부 당뇨 환자에서 급성 콩팥 손상이 함께 있는 경우 원인을 파악해 기능을 회복시키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윤동환 교수는 “eGFR이 30 혹은 60 이상인 당뇨 환자일지라도 상태에 따라 이른 시기부터 신장내과 전문의 진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신장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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