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선 의혹을 받았던 무속인 '건진법사'가 공천을 빌미로 뒷돈을 받고 청탁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건진법사가 '친윤' 실세 윤한홍 의원에게 청탁 전화를 거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는 진술이 나온 건데요.
증언을 한 사람은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천수 씨입니다.
어떤 사연인지, 류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018년 지방선거 공천을 빌미로 불법 정치자금을 챙긴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는 쏟아지는 질문에 말을 아꼈습니다.
[전성배/건진법사]
"<돈 받으신 거 인정하십니까?> ‥‥. <윤 전 대통령과는 어떤 사이십니까?> ‥‥."
전 씨 측은 첫 재판에서 돈을 받은 건 인정하면서도 "전 씨는 2018년에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며, 검찰이 적용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전 씨가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영천시장 공천을 도와주겠다며 예비 후보자 정 모 씨에게 1억 원가량을 받고, 당시 자유한국당 소속이던 윤한홍 의원에게 전화해 '공천받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화는 뒷돈을 건넨 정 씨가 들을 수 있도록 스피커폰으로 이뤄진 걸로 조사됐는데, 축구선수 이천수 씨가 공천을 청탁하는 장면을 옆에서 목격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이천수 씨는 검찰 조사에서 "지방에서 올라온 정 씨 등이 공천을 청탁했고 건진법사가 윤한홍 의원에게 전화를 했다"며, "건진법사의 휴대전화 화면에 '윤한홍'이라는 이름이 뜬 걸 봤다"는 취지로 진술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이천수 씨는 축구선수 은퇴 이후 누군가로부터 건진법사를 소개받고 혼자서 법당을 찾을 정도로 가깝게 지내왔는데, 건진법사가 1억여 원을 받는 자리에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돈을 건넨 정 씨도, 받은 건진법사도 "기도비 명목으로 받았다 돌려줬을 뿐 윤한홍 의원에게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윤한홍 의원은 그간 '건진법사가 자신의 이름을 팔고 다닌 것 같은데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반박해 왔으며, 이천수 씨 측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앞세워 이름을 알린 '건진법사'는,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엔 "대한민국 국민이 다 안타까워하고 그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김동세 / 영상편집 : 안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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