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1000원대로 3년 만에 최고
비트코인 7만5000달러선 붕괴
다른 자산 손실 보전 대비 관측
비트코인 7만5000달러선 붕괴
다른 자산 손실 보전 대비 관측
미국 암호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7일 오후 6시15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8.26% 내린 7만6057.6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국내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1억1399만원에 거래 중이다. 사진은 이날 낮 서울 서초구 빗썸 라운지 전광판에 표시된 비트코인 가격. 연합뉴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여러 금융자산 가치가 동반 하락했다. 최근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급등했던 원화 가치는 미국발 관세 여파로 다시 떨어져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70원 선까지 치솟았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은 물론 안전자산인 금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7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3.7원 오른 1467.8원으로 오후 3시30분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3월 19일 40원 상승 이후 5년여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원·달러 환율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난 4일 하루 만에 32.9원 급락했으나 이로써 하락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달러는 이날 장중 한때 1470원 선에 거래되기도 했다.
시장 불안이 고조됨에 따라 달러화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 환율도 1000원을 넘어섰다.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008.21원으로 전날 같은 시간 대비 26.4원 뛰어올랐다. 이는 2022년 3월 22일(1011.75원)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이번 관세 정책이 지난 트럼프 1기 행정부에 비해 강력해 단기에 협상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편성되거나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조치가 이뤄지더라도 ‘관세 폭풍’이 지나야만 원화 가치가 회복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암호화폐 비트코인은 7만50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7만4781달러까지 떨어지며 전날 같은 시간 대비 10.0% 급락했다. 코인데스크는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으로 인한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교적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받는 금·원유 등 원자재 가격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금 가격은 종가 기준 g당 14만2400원으로 전일 대비 1.10% 떨어졌다. 트럼프 관세 정책의 수혜를 입으며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금값마저 이달 미국 관세 발표를 기점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는 모습이다. 다른 자산에서 발생한 손실을 보전하거나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대비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이런 자산을 팔아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오후 3시30분(현지시간) 기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0.08달러로 전일 대비 3.08% 하락했다. 브렌트유도 배럴당 63.65달러로 2.94% 떨어졌다.
실물경기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구리(선물)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지난 4일 파운드(lbs)당 4.4020달러에 장을 마치며 전날 대비 8.83%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