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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불공정 무역 질서 ' 불만
②관세 전쟁 승리 자신감
③재정 적자 해소 세수 확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워싱턴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글로벌 증시 폭락에도 상호관세 부과를 강행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착'은 결국 국제 무역질서를 재편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기존 자유무역 질서가 미국의 일방적 희생 아래 유지됐으며 '미국 중심 국제 질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방위 관세 부과 및 그에 따른 단기적인 피해 감수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실효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많다.

"모든 나라가 미국 속였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2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①'국제 무역 질서가 미국에 불공정하다'는 판단
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꿰뚫는 문제의식이다. 다른 교역국들은 온갖 교묘한 무역 장벽을 동원해 미국산(産) 제품 수입을 막고 있는 반면, 미국은 시장을 활짝 개방해 자국 산업 기반을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트럼프 행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6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서 지난 2일 발표된 상호관세 정책을 옹호하며 "모든 나라가 미국을 속여왔다"고 말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미국의 막대한 무역 적자 규모는 불공정 무역 현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미국이 지난해 9,184억 달러(약 1,349조 원) 무역 적자를 기록한 데엔 교역국들의 부당한 무역 정책 책임이 크다는 논리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강행 의사를 재확인하며 "무역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견뎌낼 수 있는 불안정"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6일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상대국의 보복 관세 부과로 ②
무역 전쟁이 격화돼도 결국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도 크다. 글로벌 무역 전쟁에서 경제 규모가 비교적 작은 교역국들은 치명상을 입는 반면, 미국은 일시적인 고통만 견디면 상대국의 항복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최근 미국 증시 폭락과 관련 "견뎌낼 수 있는 불안정"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잠깐의 '관세 치킨 게임'을 견뎌내면 상대국 무역 장벽을 허물고 글로벌 기업들의 제조 공장도 미국 영토로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이 부과한 관세는 자국 경제에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반복하고 있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상호관세 발표 뒤) 50개 이상 국가가 대통령에게 협상을 요청해왔다"며 "자기들이 관세 대부분을 부담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추가 관세가 원자재 수입 가격 인상 등을 통해 미국 기업에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한 것이다. 되레 연 관세 세입이 6,000억 달러(약 878조 원)에 달해 1조8,000억 달러(약 2,635조 원) 규모 ③
연방 재정 적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
도 내비치고 있다.

경제학자들 "모두를 패배하게 하는 무의미한 전쟁"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행정부 논리에 빈틈이 너무 많다고 지적한다. 당장 무역 적자가 불공정 무역의 증거라는 전제부터 비판받는다. 영국 싱크탱크인 경제문제연구소(IEA)는 "소비자가 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하기만 한다고 해서 '착취당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두 행위자는 모두 각자 이익을 얻는 '윈윈' 관계"라고 지적했다. 교역이 공동의 부를 창출한다는 기초적 진실을 트럼프 행정부가 외면하고 있다는 얘기다. IEA는 "트럼프는 관세를 통해 미국에 승리를 가져오겠다고 말하지만 모두를 패배하게 하는 무의미한 무역 전쟁만 벌일 공산이 크다"고 꼬집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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