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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라면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대선·개헌 동시투표를 통한 권력구조 개헌 제안을 거절했다.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서다.

이 대표는 그 대신 “5·18 정신, 그리고 계엄 요건 강화 정도는 국민투표법이 개정돼서 현실적으로 개헌이 가능하다면 곧바로 처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개헌의 절차적 장애물로 거론되는 국민투표법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해 개정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5·18 정신 전문(前文) 반영▶계엄 요건 강화 등 ‘스몰딜’ 개헌만 이번 대선에 맞춰 추진하고, 대통령 권한 분산을 포함한 권력구조 개헌은 차기 정부로 미루자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20250407

이 대표는 “개헌은 필요하고, 4년 중임제도 동의한다”면서도 “이런 복잡한 문제들은 각 대선 후보들이 국민에게 약속을 하고, 대선이 끝난 후에 최대한 신속하게 개헌을 그 공약대로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4년 중임제▶감사원 국회 이관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등 대통령 권한 분산과 관련한 개헌 의제들을 언급한 뒤, 이 대표는 “이런 것들은 매우 논쟁의 여지가 커서 실제로 결과는 못 내면서 논쟁만 격화되는, 어쩌면 국론 분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지금은 개헌도 중요하지만 파괴된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 내란 극복이 훨씬 더 중요한 과제다”라고 말했다. “기한 내에 합의할 수 있는 만큼 논의를 진행하되, 가장 어려운 권력구조 개편은 이번 기회에 꼭 해야 한다”는 전날 우 의장 제안과는 배치되는 입장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개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최고위 참석자는 통화에서 “비공개회의 때 이 대표가 그간 우 의장과 나눈 개헌 논의 내용을 차분히 설명했다”면서도 “대선까지 일정이 촉박하다는 점과 내용상 쟁점이 적지 않다는 점도 논의됐다”고 말했다. 최고위에선 우 의장이 주문해 온 개헌특위 참여 여부도 논의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이 대표가 “지금의 개헌 논의는 내란 세력에게 도피처를 제공하는 것”(민형배 의원)이란 당내 강경파들의 주장을 대폭 수용하면서도 ‘개헌 반대론자’라는 낙인을 비켜 가기 위한 선택을 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정청래·추미애·양문석 등 50명에 가까운 민주당 의원들이 전날부터 일제히 우 의장을 공개 비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윤석열 대통령 파면 전까지 개헌이 당내에서 공론화되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오른쪽부터), 이재명 대표, 김민석, 한준호, 이언주 최고위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표의 이날 입장은 선명했지만 정치권에서는 대선 국면에서 이 대표가 권력구조 개헌 논의를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 입장에선 ‘내란 종식 우선’을 요구하는 지지자들의 반발을 가라앉히는 게 중요했을 것”이라며 “다만 권력구조를 제외한 개헌은 대선과 동시투표로 진행하기로 한 만큼, 다른 잠룡들이 일제히 요구하면 개헌의 폭도 얼마든지 넓어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도 “권력구조를 제외한 개헌은 앙꼬 없는 찐빵, 껍데기 개헌”이라며 “개헌의 핵심은 권력구조 개편과 분권”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날 “양당 지도부가 대선 동시 투표 개헌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영한다”며 “개헌은 제 정당 간 합의하는 만큼 하면 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적극 화답 의사를 밝힌 만큼, 조만간 양당 원내대표를 불러 국민투표법 개정부터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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