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경찰청 경비국장 증인신문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8월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경찰청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계급장을 달아주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에 대한 내란 혐의 공판 기일에 출석한 경찰청 간부가 조 청장으로부터 “(포고령을) 안 지키면 우리가 체포당한다”는 말을 명확히 들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는 7일 조 청장, 김 전 청장,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 등 간부들에 대한 3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진행된 첫 계엄 관련 재판이다.

이날 재판부는 지난 기일에 이어 임정주 경찰청 경비국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임 국장은 계엄날 밤 조 청장으로부터 ‘포고령에 따라 국회 출입을 완전히 차단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를 오부명 당시 서울청 공공안전차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차장은 지난달 31일 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임정주 경찰청 경비국장에게 ‘포고령이 있더라도 의원 출입을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고 건의 좀 해달라’고 보고했다”며 “(이후) 안 된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임 국장은 이날 “(오 전 차장과의 통화에서) 현장에 항의가 있다, 이런 항의를 하는데 통제를 하는 게 맞느냐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며 “이를 보고했을 때, (조 청장이) 통제를 유지하라는 뉘앙스로 말했다”고 했다. 임 국장은 또 “‘포고령대로 안 하면 체포될 수 있다’며 (조 청장이) 체포 단어를 쓴 게 기억난다”며 “12시 직전에 (국회 항의 관련 보고를 했을 때) 그런 말을 했는지, 이후 티브이(TV)를 보면서 했는지는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임 국장은 또 조 청장이 텔레비전에 나오는 계엄군을 보고 “이제 왔네”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임 국장은 “티브이로 (계엄군을) 지켜볼 때, 군이 국회 경내에 있는 그 장면이었을 텐데, ‘이제 왔네’ 이런 뉘앙스로 지나가듯 말한 것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그 말을 듣고 조 청장이 뭘 알고 계시나 생각한 게 맞는지’를 묻자, 임 국장은 “맞다”고 답했다.

계엄 당일 국회에 출동했던 서울청 3기동단 소속 박만식 기동대장은 이날 오후 증인으로 나와 최창복 당시 경비안전계장으로부터 ‘조용히 이동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박 대장은 “도착하면 무전 말고 전화를 하라고 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특정한 상황이 있을 것이라고 (여기고) 깊게 생각은 안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회에) 부대를 보내는 게 과하게 부담이 되어서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청장이 비상계엄 선포가 알려지는 것을 막고자 최 전 계장을 통해 경찰 타격대를 조용히 이동시켰다고 파악하고 있다.

다음 기일은 오는 16일로 예정됐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부터 체포조 의혹 관련 증인신문을 이어간 뒤, 다시 국회 봉쇄와 관련된 증인신문을 진행할 방침이다. 다음 기일에는 구민회 방첩사 수사조정과장, 박창균 영등포서 형사과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당초 이날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불출석한 최현석 전 서울청 생활안전차장에 대한 증인신문은 내달 29일 열릴 예정이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376 멕시코 '물 빚' 청산 나섰나…댐 방류량 6.7배 늘려 랭크뉴스 2025.04.16
44375 "우리 애 간식 편의점에서 사줬는데 어쩌나"…당·나트륨 함량 "이럴 수가" 랭크뉴스 2025.04.16
44374 항공기 이륙 직전 승객이 비상문 개방…“공포 휩싸인 기내” 랭크뉴스 2025.04.16
44373 ‘방첩사 작성 계엄 문건’ e메일, 북한 해커들 미끼였다 랭크뉴스 2025.04.16
44372 이국종 "탈조선해라" 발언에…이준석 "국가 상황 냉정히 돌아봐야 하는 시점" 랭크뉴스 2025.04.16
44371 중국 “미국 보잉기 인수 말라”…희토류 이어 비관세 보복 랭크뉴스 2025.04.16
44370 재빨리 뛰어와 새끼 둘러쌌다…지진 나자 코끼리들 보인 행동 랭크뉴스 2025.04.16
44369 “한국산 선크림 쟁여놔라”… 관세 덕에 얼굴 핀 K뷰티 랭크뉴스 2025.04.16
44368 노숙자에 '샌드위치' 나눠줬다가…30년 근무한 공항 직원 하루아침에 '해고', 왜? 랭크뉴스 2025.04.16
44367 [대선언팩] “심증뿐인 입증 안된 검은손”… 양당 주장은 과대포장 랭크뉴스 2025.04.16
44366 S&P, 한국 신용 등급 ‘AA’ 유지…“정치 분열로 경제 회복은 우려” 랭크뉴스 2025.04.16
44365 삼성전기, 中 BYD에 전장 부품 공급 랭크뉴스 2025.04.16
44364 계엄 뒤 칩거했던 尹 "실패하면 탄핵, 알고 있었다" [尹의 1060일 ⑧] 랭크뉴스 2025.04.16
44363 [사설] 美 “韓과 우선 협상”…초당적 대처하되 타결은 차기 정부에 맡겨야 랭크뉴스 2025.04.16
44362 하마스 "이스라엘 폭격에 美이중국적 인질 호위팀과 연락 끊겨" 랭크뉴스 2025.04.16
44361 [사설] “주 4.5일제” “정년 연장”…선거용 노동 포퓰리즘 경쟁 자제해야 랭크뉴스 2025.04.16
44360 윤석열의 93분 궤변 쇼…파면되고도 헌재 결정문 ‘입맛대로’ 랭크뉴스 2025.04.16
44359 경찰, 포스코홀딩스 ‘호화 해외 이사회’ 의혹 무혐의 처분 랭크뉴스 2025.04.16
44358 [사설] 정치권 ‘정부 12조 추경’에 “돈 더 풀라” 압박 말고 AI 지원 늘려라 랭크뉴스 2025.04.16
44357 사업 실패가 비극으로…일가족 5명 살해 혐의 50대 가장 체포 랭크뉴스 202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