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사이보그 바퀴벌레 10마리 현지 파견
적외선 카메라·센서 연결... 전극으로 움직임 제어
병원 붕괴 현장서 수색견 탐색 후 45분간 투입도
적외선 카메라·센서 연결... 전극으로 움직임 제어
병원 붕괴 현장서 수색견 탐색 후 45분간 투입도
미얀마 강진 현장에 실종자 수색 임무를 띠고 파견된 사이보그 바퀴벌레. 싱가포르 과학기술청(HTX) 홈페이지 캡처
지난달 미얀마에서 발생한 규모 7.7 강진으로 수천 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한 가운데, 싱가포르가 실종자 수색을 돕기 위해 ‘사이보그 바퀴벌레’를 미얀마에 파견했다. 대표적인 해충인 바퀴벌레가 전자기기를 부착한 채 ‘지진 피해자 구조’ 임무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싱가포르 언론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싱가포르 내무부 산하 인공지능(AI) 연구소 HTX가 난양공대, 클라스엔지니어링솔루션과 공동 개발한 ‘사이보그 바퀴벌레’ 10마리와 엔지니어 4명을 지난달 30일 미얀마 지진 구조 현장에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사이보그 바퀴벌레가 인도주의적 작전에 투입된 것은 전 세계 처음”이라며 “곤충 하이브리드 로봇의 현장 배치도 처음”이라고 전했다. 앞서 싱가포르는 싱가포르민방부대(SCDF) 병력 80명과 수색견 4마리를 미얀마 지진 현장에 파견해 실종자 수색·구조 작업을 펼쳐 왔다.
사이보그 바퀴벌레는 마다가스카르휘파람바퀴로, 길이는 6㎝ 정도다. 몸체에 적외선 카메라와 센서가 연결돼 있고, 엔지니어들이 전극을 통해 원격으로 제어한다. 바퀴벌레는 작은 몸집을 이용해 잔해 아래 좁은 공간도 수색할 수 있고, 부착된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실종자 흔적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정보들은 엔지니어에게 전달돼 구조팀 인력 배치에도 도움이 된다.
사이보그 바퀴벌레는 지난달 31일 지진으로 붕괴된 병원 현장에 처음 투입됐다. 이달 3일에는 미얀마 수도 네피도의 수색 현장에서도 두 차례나 활약했다. 병원 붕괴 현장에서 SCDF는 수색견을 동원해 일부 구역을 수색한 뒤, 사이보그 바퀴벌레를 투입해 잔해 아래를 더 깊이 살펴보라고 요청했다.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이 수색 작업은 약 45분간 소요됐다”며 “아직 사이보그 바퀴벌레가 발견한 실종자는 없지만, 수색 작전 수행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이보그 바퀴벌레 개발을 주도한 인물은 히로타카 사토 싱가포르 난양공대 기계항공우주학과 교수다. 히로타카 교수는 2022년 일본 이화학연구소와 함께 자가 발전 및 충전을 할 수 있는 사이보그 바퀴벌레를 발표했고, 2023년 위치 제어 프로세서와 적외선 카메라의 결합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