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쌍권 불러 면담, 나경원 독대... 존재감 과시
朴과 달리 불구속, 강성 지지층 호응도 높아
코어 지지층 없고 '계엄 심판' 프레임은 약점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8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경호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후에도 승복 선언 대신 지지층을 겨냥한 메시지만 발신하며 '사저정치'에 시동을 걸고 있다. 탄핵심판 과정 내내 여론전에 주력했던 만큼, 조기 대선 국면에서도 영향력을 과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론 분열을 자초하는 이런 전략은 8년 전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사하다. 하지만 파장을 감안하면 훨씬 더 위험한 상황이다. 파면 직후 구속된 박 전 대통령과 달리 윤 전 대통령은 당분간 불구속 상태라 행동반경이 넓다. 특히 일부 극렬 지지층이 확고한 데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국민의힘 당권을 쥐려는 보수 유력 주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호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尹이 점지하면 대선 후보"... 사저 정치 시동?



자연인으로 신분이 바뀌고도 윤 전 대통령은 존재감을 뽐내는 데 여념이 없다. 파면 당일인 4일 국민의힘 '투톱'인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만나 "대선 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하길 바란다"고 당부하더니, 이튿날엔 나경원 의원을 관저로 불러 "어려운 시기에 역할을 많이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에 '윤심은 나경원이냐'는 등 뒷말이 쏟아졌다. 심지어 6일엔 지지자들을 향해 "대통령직에서는 내려왔지만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며 결기를 다졌다.

윤 전 대통령은 직무정지 기간엔 '관저정치', 수감 기간엔 '옥중정치'로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곧 관저를 나와 사저로 거처를 옮겨야 하는데, 이미 사저정치의 예고편을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측근인 신평 변호사는 7일 YTN라디오에 나와 "윤 전 대통령이 예언자적 지위에서 점지하는 사람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불구속, 극단 지지층 동조... "제약적 파급" 평가도



앞서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파면 사흘 만인 2017년 3월 12일 청와대에서 퇴거하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불복 메시지를 냈다. 다만 이후 3주도 안 돼 구속됐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은 이미 한 차례 구속됐다 풀려났고 당분간 불구속 상태가 유지될 전망이다. 이뿐만 아니라 여전히 일부 강성 보수 지지층이 윤 전 대통령의 논리에 호응하고 있다. 여기에 차기 당권을 노리는 윤상현 의원, 나 의원 등이 그를 적극 옹호하며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이 휘둘릴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약점이 많기 때문이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윤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했던 단일대오는 착시"라며 "박 전 대통령과 달리 코어 지지층도, 지역 기반도, 보수 적통도 없어 대다수 지지층이 빠르게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당도 윤석열을 안고 가면 '계엄 심판'이라는 프레임에 갇히기 때문에 빠르게 기조를 전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978 "눈 떠보니 집 앞이 '쓰레기산'이에요"…환경미화원 파업에 비상 걸린 英 도시 랭크뉴스 2025.04.16
48977 '수억 원대 금품 수수 혐의' LS증권 전 본부장 구속 랭크뉴스 2025.04.16
48976 “미국장 뜨는 건 이익의 질 때문…한국선 방산 폭발력 주목” 랭크뉴스 2025.04.16
48975 러, 나발니 취재한 기자 4명에 징역 5년6개월형 랭크뉴스 2025.04.16
48974 뉴욕지수, 관세 감면 기대에 상승 출발 랭크뉴스 2025.04.16
48973 민생·통상·재난 12조 추경…“초당적 협조를” 랭크뉴스 2025.04.16
48972 세상 떠난 가수 추모 앨범에 누드 사진을…"용서 못해" 日 발칵 랭크뉴스 2025.04.16
48971 경호차장 “이달 내 사퇴”…‘수사·연판장’에 압박 느낀듯 랭크뉴스 2025.04.16
48970 하버드 때리기 나선 트럼프… "면세 지위 박탈할 수도" 랭크뉴스 2025.04.16
48969 3개월 갓난아이 분유 먹인 뒤 잠든 친부…숨진 아이 놓고 '무죄' 주장 랭크뉴스 2025.04.16
48968 ‘출마설’ 한덕수, 광주 찾아 “관세 부담 최소화 위해 최선” 랭크뉴스 2025.04.16
48967 '재판관'이 소환한 '어른'‥어둠 밝혀줄 '희망' 랭크뉴스 2025.04.16
48966 [단독] '청부 민원' 류희림, 계엄 뒤 휴대폰 두 번 바꿔‥권익위에 재조사 요청 랭크뉴스 2025.04.16
48965 "몸에 안 좋은 줄 알았는데"…억울하게 누명 쓴 '사카린' 반전 연구 결과 나왔다 랭크뉴스 2025.04.16
48964 멕시코 '물 빚' 청산 나섰나…댐 방류량 6.7배 늘려 랭크뉴스 2025.04.16
48963 "우리 애 간식 편의점에서 사줬는데 어쩌나"…당·나트륨 함량 "이럴 수가" 랭크뉴스 2025.04.16
48962 항공기 이륙 직전 승객이 비상문 개방…“공포 휩싸인 기내” 랭크뉴스 2025.04.16
48961 ‘방첩사 작성 계엄 문건’ e메일, 북한 해커들 미끼였다 랭크뉴스 2025.04.16
48960 이국종 "탈조선해라" 발언에…이준석 "국가 상황 냉정히 돌아봐야 하는 시점" 랭크뉴스 2025.04.16
48959 중국 “미국 보잉기 인수 말라”…희토류 이어 비관세 보복 랭크뉴스 202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