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진공 상태’ 풀리며 거리 관광객 넘쳐
차량 이동 차단 여전…경찰통제선도
주민들 “차벽 보니 아직 불안한 마음”
경찰 “당분간 헌재 앞 통제 유지 예정”
7일 통행이 재개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거리에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지나다니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내내 ‘몸살’을 앓던 헌법재판소 앞 거리가 마침내 일상을 되찾고 있다. 경비는 아직 삼엄했지만 ‘진공 상태’가 풀리고, 시위대도 사라지면서 거리에는 관광객이 넘쳐났다.

7일에도 서울 종로구 안국역사거리부터 재동초등학교 앞 삼거리까지 약 230m 구간은 양방향 차량 이동이 차단돼 있었다. 헌재가 지난 4일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하고 3일이 지났지만 차벽도 그대로였다. 담장이 낮은 헌재 정문 앞에는 약 3m 정도 철제 울타리를 여러겹 설치해 헌재 직원·취재진 등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 헌재 맞은편 인도에 설치된 차벽, 헌재 방향으로 향하는 골목길을 막아선 경찰통제선도 유지됐다.

경찰이 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골목을 경찰통제선을 이용해 좁혀뒀다. 강한들 기자


그러나 헌재 앞 거리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헌재 정문 근처 골목을 빼곡히 메웠던 ‘윤 대통령 탄핵 무효’ 화환들은 모두 치워졌다. 종로구청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해체” “문형배 지켜보고 있다” 등 내용이 담긴 현수막도 모두 철거했다.

지난 2일~4일 휴교했던 서울 재동초 교문은 주말을 지나 다시 열렸다. 경비노동자 A씨는 “시위자들이 확성기를 사용하면서 학교까지 소음이 심했다”며 “어느 쪽이든 헌재의 결론을 바꿀 수도 없으니 이제 평화로워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동초 학부모 김하나씨(44)는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휴교하면서 아이를 할머니 집에 보냈었다”며 “이제 학교는 갈 수 있어서 다행이지만, 차벽이 유지되는 모습을 보니 아직은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터키 출신으로 독일에 사는 메메트 카야(42)가 7일 서울 종로구 북촌한옥마을을 방문한 뒤 차벽 앞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강한들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온 에이미 섀넌이 7일 서울 종로구 북촌한옥마을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 강한들 기자


북촌 한옥마을 방향에는 ‘퓨전 한복’을 입은 외국 관광객도 많았다. 차벽이 설치된 모습을 본 관광객들의 반응은 그들이 자란 문화권에 따라 갈렸다. 튀르키예 출신으로 독일에 사는 메메트 카야(42)는 “헌법재판소가 한옥마을 근처에 있는 줄 몰랐다”며 “튀르키예에서 이 정도 경찰이 동원되는 일은 ‘일상’”이라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온 에이미 섀넌은 경찰 차벽을 영상으로 촬영하고 있었다. 섀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려 시도할까 봐 두려워서 이민도 고려하고 있다”며 “차벽을 보니 미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시위가 생각이 난다. 의회를 습격했던 폭도들도 풀어준 상태라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7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당분간 헌재 앞 통제를 유지할 예정”이라며 “헌재 보호와 주변 상인 영업, 시민 통행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190 "100달러 美레깅스, 원가는 5달러"…中 '트럼프 관세' 반격 나섰다? 랭크뉴스 2025.04.15
44189 [단독] 홍준표 쪽-명태균 1억 돈거래 정황…“김영선 선거비용 5천” 랭크뉴스 2025.04.15
44188 용인 아파트서 일가족 5명 살해 혐의…50대 가장 검거 랭크뉴스 2025.04.15
44187 "故 구하라 사진에 관 합성"… 日 걸그룹, 도 넘은 K팝 마케팅 '뭇매' 랭크뉴스 2025.04.15
44186 [단독] 김성훈 경호처 차장 사의 표명… 초유 '연판장 사태' 압박 느낀 듯 랭크뉴스 2025.04.15
44185 "약국 손님 주머니에 주사기가…" 신고했더니 포상금 30만원, 왜 랭크뉴스 2025.04.15
44184 원·달러 환율 이틀 연속 1420원대…국고채 금리는 하락 [김혜란의 FX] 랭크뉴스 2025.04.15
44183 [단독] "몸 싱싱한 20대 후반에 애 낳아야"‥교육청, 고교 교사에 징계 통보 랭크뉴스 2025.04.15
44182 다이소, 또 난리났다...이번엔 3000원짜리 ‘이것’ 랭크뉴스 2025.04.15
44181 장시간 노동 부추기는 국힘식 주 4.5일제?···“핵심은 노동시간 단축” 지적 랭크뉴스 2025.04.15
44180 이륙 직전 열린 비상구, 악몽이 될 뻔한 비행 랭크뉴스 2025.04.15
44179 홍준표 "대통령, 청와대로 복귀해야…헌재 폐지·개헌 추진" 랭크뉴스 2025.04.15
44178 경기 용인 아파트서 ‘5명 살해’ 혐의 50대 남성 검거 랭크뉴스 2025.04.15
44177 "조용한 집이었는데…" 노부모에 아내·자녀까지 살해한 50대男, 왜 랭크뉴스 2025.04.15
44176 민주당 “안하무인 한덕수”…국민의힘 “정쟁 위한 흔들기” 랭크뉴스 2025.04.15
44175 [단독] 김성훈 경호처 차장 사의 표명… 초유 '연판장 사태' 압박 느낀듯 랭크뉴스 2025.04.15
44174 "아무도 안 봐준다"더니 차 관세 유예 시사… 트럼프, 후퇴 또 후퇴 랭크뉴스 2025.04.15
44173 ‘공사비 1조’ 재개발 대어 잡아라…포스코 vs HDC현산, 용산정비창전면1 수주전 랭크뉴스 2025.04.15
44172 항공기 비상구 강제개방 승객 “폐소공포증”…현행범 체포 랭크뉴스 2025.04.15
44171 '노아의 방주' 실물 나오나... 튀르키예 아라라트산서 유적 발굴 추진 랭크뉴스 2025.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