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8거래일 간 국내 현·선물 15조원 순매도
코스피, 올해 첫 매도 사이드카 발동
“관세 불확실성 해소 여부가 관건”
공포가 시장을 덮치면서 국내 증시가 폭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편·상호 관세 발표 이후 전 세계 증시가 출렁였다. 무역 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의 ‘패닉셀(Panic Sell·공황 매도)’이 이어졌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주식 2조91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1873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지난달 28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선물은 지난달 27일 이후 8거래일째 ‘팔자’에 나섰다. 최근 8거래일간 외국인의 현·선물 순매도 규모는 15조원을 웃돌았다. 2000년 이래 가장 큰 규모다.
문제는 ‘바닥’을 예측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적자를 해결하지 않는 한 협상도 없다”라며 관세 부과와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매도 폭탄이 쏟아지면서 주가지수는 폭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7.22포인트(5.57%) 내린 2328.2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36.09포인트(5.25%) 하락한 651.3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코스닥지수의 이날 하락률은 지난해 8월 ‘엔 캐리 트레이드(싼 이자로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상품에 투자하는 방법)’ 청산으로 시장이 흔들렸던 때 이후 가장 컸다. 코스피200 선물이 이날 장 초반 5% 넘게 빠지면서 8개월 만에 처음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매도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 근월물이 1분간 5% 이상 하락하면 프로그램매매의 호가 효력을 5분 동안 제한하는 제도다.
코스피시장에선 이날 869개 종목의 주가가 내렸고, 68개 종목만 상승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셀트리온 등 대형주가 모두 큰 폭 떨어졌다.
코스닥시장에서도 1496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고, 190개 종목만 상승했다. 알테오젠, 에코프로비엠, HLB, 에코프로, 레인보우로보틱스, 삼천당제약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모두 하락했다. 조기 대통령 선거 국면에 들어서면서 정치·정책 테마주만 반짝했다.
아시아 증시가 모두 흔들렸다. 글로벌 대표 주가지수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지수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2023년 11월 이후 장 중 최저치를 새로 썼고, 홍콩 항셍지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일일 하락률이 10%를 웃돌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대만 가권지수, 호주 ASX200지수 모두 급락했다.
밸류에이션(Valuation·평가 가치) 측면에서 우리 증시가 바닥에 근접하긴 했지만, 전문가들은 섣불리 매수할 때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코스피지수의 하단은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 ÷ 순자산) 0.8배 수준이다. 현재 기준 2300선이다. 그러나 12개월 선행 PBR 0.8배가 깨졌던 닷컴버블이나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사태 때는 문제가 발생한 뒤였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위기 상황의 현실화가 아닌 불확실성이 주식 가격에 크게 반영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불확실성 해소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경기 방어를 위해 시장 기대만큼 금리 인하에 나설지도 미지수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1~2차례 금리 인하는 결국 받아들이겠지만, 시장이 원하는 만큼 빠르고 과감하게 금리 인하에 나설지는 지켜볼 일이다”라고 했다.
약세장에 진입하면 회복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미국 증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기준 과거 하락장 이후 전 고점을 회복하기까지 평균 773거래일이 걸렸다. 2000~2002년 닷컴버블 붕괴 뒤엔 2623거래일이 지난 2007년에야 전 고점을 회복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하락장 후 전 고점 회복까지 S&P500지수보다 2.14배가량 긴 1657거래일이 필요했다.
코스피, 올해 첫 매도 사이드카 발동
“관세 불확실성 해소 여부가 관건”
공포가 시장을 덮치면서 국내 증시가 폭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편·상호 관세 발표 이후 전 세계 증시가 출렁였다. 무역 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의 ‘패닉셀(Panic Sell·공황 매도)’이 이어졌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주식 2조91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1873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지난달 28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선물은 지난달 27일 이후 8거래일째 ‘팔자’에 나섰다. 최근 8거래일간 외국인의 현·선물 순매도 규모는 15조원을 웃돌았다. 2000년 이래 가장 큰 규모다.
문제는 ‘바닥’을 예측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적자를 해결하지 않는 한 협상도 없다”라며 관세 부과와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안에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매도 폭탄이 쏟아지면서 주가지수는 폭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7.22포인트(5.57%) 내린 2328.2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36.09포인트(5.25%) 하락한 651.3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코스닥지수의 이날 하락률은 지난해 8월 ‘엔 캐리 트레이드(싼 이자로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상품에 투자하는 방법)’ 청산으로 시장이 흔들렸던 때 이후 가장 컸다. 코스피200 선물이 이날 장 초반 5% 넘게 빠지면서 8개월 만에 처음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매도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 근월물이 1분간 5% 이상 하락하면 프로그램매매의 호가 효력을 5분 동안 제한하는 제도다.
코스피시장에선 이날 869개 종목의 주가가 내렸고, 68개 종목만 상승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셀트리온 등 대형주가 모두 큰 폭 떨어졌다.
코스닥시장에서도 1496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고, 190개 종목만 상승했다. 알테오젠, 에코프로비엠, HLB, 에코프로, 레인보우로보틱스, 삼천당제약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모두 하락했다. 조기 대통령 선거 국면에 들어서면서 정치·정책 테마주만 반짝했다.
코스피지수가 2400선 아래로 떨어진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스1코스피가 장중 2400대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 1월 2일 이후 처음이다. 2025.4.7/뉴스1
아시아 증시가 모두 흔들렸다. 글로벌 대표 주가지수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지수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2023년 11월 이후 장 중 최저치를 새로 썼고, 홍콩 항셍지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일일 하락률이 10%를 웃돌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대만 가권지수, 호주 ASX200지수 모두 급락했다.
밸류에이션(Valuation·평가 가치) 측면에서 우리 증시가 바닥에 근접하긴 했지만, 전문가들은 섣불리 매수할 때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코스피지수의 하단은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 ÷ 순자산) 0.8배 수준이다. 현재 기준 2300선이다. 그러나 12개월 선행 PBR 0.8배가 깨졌던 닷컴버블이나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사태 때는 문제가 발생한 뒤였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위기 상황의 현실화가 아닌 불확실성이 주식 가격에 크게 반영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불확실성 해소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경기 방어를 위해 시장 기대만큼 금리 인하에 나설지도 미지수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1~2차례 금리 인하는 결국 받아들이겠지만, 시장이 원하는 만큼 빠르고 과감하게 금리 인하에 나설지는 지켜볼 일이다”라고 했다.
약세장에 진입하면 회복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미국 증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기준 과거 하락장 이후 전 고점을 회복하기까지 평균 773거래일이 걸렸다. 2000~2002년 닷컴버블 붕괴 뒤엔 2623거래일이 지난 2007년에야 전 고점을 회복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하락장 후 전 고점 회복까지 S&P500지수보다 2.14배가량 긴 1657거래일이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