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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샤오미 전기차의 전소 사고 발생 이후 중국 고속도로 곳곳에 등장한 스마트드라이빙 경고문이 등장했다. 위챗 캡처
지난달 중국에서 발생한 샤오미 전기차 화재로 여대생 3명이 숨지면서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급기야 중국 고속도로 곳곳엔 '스마트 주행 주의' 경고가 등장했다.

비극적인 사고는 지난달 29일 밤 일어났다. 22세의 뤄(羅) 모씨는 대학 동창 2명과 함께 후베이에서 안후이의 공무원 채용 시험 응시를 위해 샤오미 SU7 전기차를 운전해 이동 중이었다. 안후이 퉁링(銅陵) 구간에서 차선을 막고 공사하던 구간을 지나던 중 바리케이드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차량은 사고 직후 배터리가 폭발해 불이 붙었고,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

사고 발생 직전 차량은 NOA(Navigate on Autopilot) 스마트 보조운전 상태였고, 장애물이 나타나 경고음이 울린 뒤 충돌까지 걸린 시간은 2초에 불과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사고 직후 SU7의 차 문이 잠긴 탓에 희생자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상황은 일파만파했다. 차량 전체의 근본적 결함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중국청년보는 “차량의 AEB(자동 긴급 제동)가 작동했는지, 사고 후 차 안에서 문을 열 수 없었다는 유가족 주장이 사실인지, 차량 충돌 후 배터리 폭발이 발생했는지 등 자세한 데이터와 정보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결국 레이쥔(雷軍) 샤오미 CEO는 지난 1일 웨이보에 “지난달 29일 저녁 사고에 대해 매우 무거운 마음을 느낀다”며 사과 글을 남겼다. 그는 “세 명의 어린 소녀가 불행히도 세상을 떠났다”며 “이 소식은 그들의 가족, 친구,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견딜 수 없는 슬픔으로, 샤오미를 대신해 그들의 가족에게 가장 깊은 애도와 진심 어린 위로를 표한다”고 했다. 샤오미 자동차는 공식 성명에서 전문팀을 구성해 지난달 30일에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고, 이튿날 경찰과 협력해 샤오미가 보유한 차량 데이터를 회수해 제출했다고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은 샤오미에 대한 불신을 거두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한 더상(德上)고속도로 츠저우(池州) 구간엔 붉은 색으로 “전방 터널, 스마트 보조 운전 신중 사용” 경고가 등장했다. 중국 전역의 고속도로에도 “보조 운전 신중 사용” “스마트 운전을 끄시오” “운전자는 스마트 운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안전이 제일입니다” 등의 경고문이 등장했다고 홍콩 명보가 7일 보도했다. 현지 교통경찰은 차량의 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하지 말라는 경고 표어는 샤오미차 사고 이전에도 있었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는 자율주행 차량 제조사의 과장광고가 소비자들의 판단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청년보는 3일 "일부 차 제조사가 고급 사양에만 장착된 스마트 주행 기능을 광고하면서, 그렇지 않은 저급형 모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고급형과 저급형 모델을 비교하면 실제 주행 성능 면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 SNS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스마트드라이빙 동영상이 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운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위챗 캡처
류즈차오(劉志超)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점점 더 많은 스마트 드라이빙 기능이 등장하면서 기업들이 자율주행을 최대 마케팅 포인트로 홍보하고 있다”며 “일부 기업들이 과장된 문구와 선을 넘는 마케팅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이 구체적인 기능, 안전 한계, 사고 발생 시 책임 분담 등을 모호하게 설명해 소비자가 운전 보조와 자율주행의 정의를 구분하지 못한다면 악성 교통사고의 발생 확률을 낮추기 어렵다”라며 “이런 홍보는 스마트 드라이빙, 심지어 전체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의 장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더(白德) 애널리스트는 “스마트 드라이빙이 아무리 첨단이라고 광고해도 본질은 보조운전이지 자율주행이나 무인운전은 아니다”라며 “주관 부처, 교통 관리 부문 및 차량 제조사와 미디어, SNS 플랫폼 모두 스마트 운전의 기술 표준과 안전 운전 규범에 대한 교육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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