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두 달 뒤 대통령 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치르자는 제안을 밝힌 데 대해, 민주당 의원들 상당수는 아직 내란 사태가 끝난 게 아니라며 비판에 나섰습니다.
[김병주/더불어민주당 의원(출처: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아주 어제 긴급 기자회견은 시기적으로 아주 안 맞는 시기에 했다. 너무 잘못 기자회견을 한 것인가 아닌가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해요. 지금 보십시오. 윤석열 파면되고 지금 내란 종식을 해야 되는 그런 과제들이 남아 있고,"
특히 "국회의장 놀이 중단하라"며 우 의장을 강도높게 비판한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헌법을 무시한 윤석열이 잘못이지 헌법 때문에 내란이 발생한 게 아니"라며 '내란사태 주객전도'를 우려했습니다.
"비상계엄 내란 사태와 헌법은 아무런 연관이 없고, 오히려 지금의 헌법으로 헌법의 적을 물리친 것"이라며 "개헌은 내란 주범들의 도피처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정청래/국회 법사위원장(출처: 유튜브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개헌 특위를 구성하게 돼 있어요. 그럼 여야로 구성되게 돼 있어요. 그럼 척결의 대상이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와서 테이블에 앉아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정의와 불의가 앉아 있는 것처럼, 선과 악이 앉아 있는 것처럼. 그래서 면죄부, 도피처를 주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국면을 덮어버릴 수 있고."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김두관 전 의원 등 비명계 대선주자들은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당 지도부는 당장 논의에 나설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기다렸다는 듯 개헌 제안에 반응했습니다.
특히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제왕적 대통령제 개혁이 아닌 '제왕적 국회'를 막아야 한다며, 윤석열 파면 국면에서도 내란사태 책임을 야당에 돌리는 주장을 폈습니다.
[권영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바로 1987년 개헌 당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제왕적 국회의 출현입니다. 현행 헌법에 따르면 국회는 4개 헌법기관에 대한 탄핵 소추권을 갖고 있습니다. 각종 인사청문회 권한에 긴급 조치, 계엄의 해제권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을 먼저 생각한다면 개헌을 반드시 해야 하고 그것을 위해 저는 3년 임기 단축을 약속하고 지키겠다"고 밝혔고, 안철수 의원도 "제왕적 대통령 권한과 국회 권한을 동시에 축소해야 권력 분립이 된다"고 밝히는 등 여당 대선주자들도 환영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대선까지 불과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개헌 논의를 마치고 국민투표까지 부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여당 내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