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지뢰를 탐지하는 아프리카 주머니쥐 '로닌'.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오랜 내전의 여파로 지뢰·불발탄과 같은 폭발물이 곳곳에 묻혀 인명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캄보디아에서 아프리카 주머니쥐가 지뢰 등 폭발물 탐지 분야 기네스북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보도에 따르면 벨기에 비정부기구(NGO) 아포포(Apopo)는 5살 아프리카 주머니쥐 '로닌'이 지난 3년여 동안 지뢰 109개와 불발탄 15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아포포는 로닌이 5년 간 지뢰 71개, 불발탄 38개를 찾아낸 뒤 2021년 은퇴한 아프리카 주머니쥐 '마가와'의 기록을 넘어서 기네스북 인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아포포는 후각이 뛰어난 아프리카 주머니쥐를 TNT 등 폭발물을 감지해 찾아내도록 훈련한 뒤 폭발물 탐지 임무에 투입한다. 로닌은 2021년 8월 캄보디아 북부 쁘레아비히어르주에 투입됐다. 아포포에 따르면 아프리카 주머니 쥐는 테니스장 넓이 구역의 폭발물 탐지를 약 30분 만에 마칠 수 있는 반면 금속 탐지기를 장착한 지뢰 제거기로 같은 작업을 하려면 최장 4일이 걸린다. 아포포는 "로닌의 중요한 작업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한 번의 실수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과 함께 살아야 했던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는 1998년까지 약 30년 동안 내전이 이어지면서 세계에서 가장 지뢰가 많이 묻힌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캄보디아에서는 지뢰·불발탄으로 수만 명이 사망했고, 면적 1000㎢ 이상의 국토에 여전히 폭발물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