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이 띄운 개헌에 권영세 ‘화답’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는 개헌안을 마련해 대통령 선거일에 함께 국민투표에 부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이미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자체적인 개헌안을 준비하고 있다.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겠다.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는 개헌의 길에 나서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 탄핵과 파면으로 수세에 몰린 당의 상황을 ‘조기 개헌’을 고리로 한 ‘이재명 포위구도’를 통해 반전시켜보겠다는 계산이 엿보인다.
권 위원장은 “탄핵 사태를 겪으며 정치 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도 높아졌다”며 “그동안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목도했다. 1인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돼 협치가 실종되고 정치가 진영대결로 변질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1987년 개헌 당시 누구도 예상 못 한 제왕적 국회도 출현했다. 현행 헌법에 따르면, 국회는 헌법기관 탄핵소추권을 갖고 있다. 각종 인사청문회 권한에 긴급조치 계엄 해제권까지 갖고 있다”며 “거대 야당이 등장해서 입법, 예산 전반을 통제하고 여소야대 구조가 고착화된다면 대통령이 아니라 국회가 황제가 된다. 국정이 마비되고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지금이 바로 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권 위원장은 “이제 낡고 몸에 맞지 않은 87체제를 넘어야 한다. 개헌은 대한민국 국가 시스템을 새롭게 짜는 일”이라며 “단지 권력 구조를 분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견제와 균형 원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된다. 대통령 권한 만큼이나 국회 권한도 균형있게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6일 “이번 대통령 선거일에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우 의장은 “위헌·불법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개헌의 시급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크다”며 국회 개헌특위 구성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