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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갈등 넘어 통합으로]
사회 갈등 역대 최악… 보혁 갈등 압도적
"정치 성향 다르면 연애·결혼 의향 없어"
높은 '국가 자부심'… 사회 통합 단초 제공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세곡동사거리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소속 농민들과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설 연휴에 고향 집에 갔다가 나이 드신 아버지와 크게 다퉜어요. 아버지가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극우 유튜브 방송을 보시길래 ‘저런 얘기는 귀담아듣지 마시라’고 한마디 했다가 사달이 났습니다. ‘이재명 지지자냐’며 노발대발하시는데, 이러다 가족 관계가 파탄 날 것 같아요.”(40대 직장인 이모씨)


한국이 어느 때보다 극심한 사회 갈등을 겪고 있고, 특히 진보·보수 간 갈등이 위험 수위에 다다른 점은 사회 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3월 발간한 ‘2024년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사회 갈등 정도는 4점 만점에 3.04점으로
2018년 조사 시작 이래 처음으로 3.0점
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점은 ‘전혀 심하지 않다’, 4점은 ‘매우 심하다’로, 3.04점은 갈등 수준이 ‘보통’을 넘었다는 의미다. 사회 갈등은 줄곧 2.8~2.9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부터 3년 연속 상승
했다.

유형별로는
진보·보수 간 갈등이 3.52점
으로 가장 심각했다. 2018년(3.35점), 2023년(3.42점) 수치를 뛰어넘어 지역 갈등(3.06점), 정규직·비정규직 갈등(3.01점), 노사 갈등(2.97점), 빈부 갈등(2.96점) 등
다른 모든 이슈를 압도
했다. 특히 청년·노년층보다 중장년층(3.55점)이, 대도시·중소도시 거주자보다 농어촌 거주자(3.57점)가 진보·보수 갈등을 한층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반면
가장 갈등 수준이 낮은 유형으로는 젠더 갈등
(2.6점)이 꼽혔다.

정치 영역의 갈등은 대인 관계, 연애, 결혼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보사연이 ‘2023년 사회통합 실태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자신과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이 71.4%에 달했다. 10명 중 6명(58.2%)은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연애 및 결혼을 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고, 심지어 ‘정치 성향이 다른 친구, 지인과는 술자리를 함께할 수 없다’는 응답도 33.0%를 차지했다.

두 가지 조사 보고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불법 계엄 사태와 탄핵 이전에 작성돼 최근의 정치 혼란은 반영되지 않았다. 올해 조사에서는 지표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다만 극심한 갈등에도 ‘국가 자부심’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은 갈등 완화 해법을 찾는 데 단초를 제공한다. 보사연은 2024년 보고서에서 사회 통합의 기반 요소로서 국가 자부심에 관한 인식을 조사했는데, 지난해 ‘한국인인 것이 자랑스럽다’는 응답이 84.48%로 10년 전인 2014년 72.9%에 비해 11.5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이 코로나19 대응으로 호평받은 2021년(85.13%)부터 국가 자부심에 대한 긍정 답변이 80% 후반대로 급상승해 2022년 86.43%, 2023년 86.5%로 줄곧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반적 사회 통합도에 평가 또한 2021년 10점 만점에 4.59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2022년 4.31점, 2023년 4.2점으로 하락했지만 지난해 4.32점으로 약간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보고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신뢰를 높이기 위해 국민과의 상호작용에 있어 공정성 제고, 국민으로부터의 피드백 적극 활용 및 참여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한다”며 “한국 사회 또한 이러한 점들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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