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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렬 지지자에 마비...파면 후 활기 서서히
차벽·경비 배치에 헌재 상인 "긴장감 남아"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이 경찰 차벽과 바리케이드로 통제되고 있다. 시민들이 그 옆 횡단보도를 지나고 있다. 뉴스1


"원래 쉬는 날인데 조용해지고 첫 주말이라 문을 열었어요."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그간 열성 지지자들로 사실상 마비됐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대통령 관저)과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헌재) 일대도 숨통이 트였다. 아직 경찰 차벽이 곳곳에 세워져 있었고 일부 구간의 통행 통제도 여전하지만 인근 상인과 주민들은 조금씩 정상화되는 거리를 보며 안도감을 나타냈다.

"손님 조금씩 돌아온다" 상인들 화색



헌재의 파면 선고 후 첫 주말인 6일 한남동 관저 앞 인도와 차도는 전반적으로 한산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가 1만 명 넘게 모였던 이틀 전 모습과 딴판이었다. 시민들 간 충돌을 막기 위해 설치된 바리케이드도 대부분 접혀 도로 한쪽에 치워져 있었다. 돌발상황 대비를 위해 일부 경찰 기동대원들만 남아 자리를 지켰다.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 설치됐던 경찰 바리케이드가 접힌 채 도로 한쪽에 치워져 있다. 이유진 기자


이 덕분에 한남동 주말 거리는 오랜만에 활기가 돌았다. 이 일대는 카페와 의류 브랜드의 쇼룸(전시실)이 대거 자리해 원래 젊은 층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 몸살을 앓았다. 이후 집회가 없는 날에도 한남동을 찾는 발길이 뜸해졌다. 그러나 이날은 가벼운 차림으로 봄 날씨를 즐기는 시민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주변 상인들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관저 부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주말엔 영업을 하지 않았지만 이날 오랜만에 문을 열었다. 그는 "파면 후 지지자들이 몰릴까 봐 걱정이 됐지만 몇 달 만에 조용해진 모습을 보고 한숨 돌렸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 의류 매장 직원 역시 "집회 참여자들이 매장 앞에서 소란을 피우고 담배를 피워도 제지할 방도가 없어 (가게를) 찾는 발길이 뜸해졌다"면서도 "토요일인 어제(5일)부터 손님들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봄나들이를 나왔다는 이지선(23)씨도 "흥분해 마구 욕설을 퍼붓던 지지자를 마주친 이후 한남동을 찾지 않았다"며 "좋아하던 곳이 평온한 모습으로 돌아와 다행"이라고 미소 지었다.

헌재가 위치해 탄핵 정국 내내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 세력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안국역 일대도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격앙된 채 확성기를 붙들고 구호를 외치던 윤 전 대통령 지지자 대신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들이 거리를 오갔다. 한때 가로등과 도보를 뒤덮었던 선전물도 깔끔히 제거됐다. 안국역 재동초등학교 앞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서모(35)씨는 "경찰 차벽이 매장을 가려버려서 손님들 발길이 끊겨 매출에 타격이 컸다"면서도 "원상 복구되면 20~30%는 회복될 거란 기대가 든다"고 말했다.

집회 재개될까...긴장감 여전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경찰 차벽에 막힌 안국역 상점가를 관광객과 시민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 문지수 기자


다만 긴장감이 완전히 가신 건 아니다. 이날 안국역 사거리는 경찰 차벽으로 여전히 막혀 있었다. 도로 진입 지점엔 경찰관과 저지선이 배치됐고 헌재 전방 30m쯤부턴 일반 시민의 통행도 불가능했다. 헌재 앞에서 편집숍을 운영하는 김정연(49)씨는 "상징적인 공간이라 언제든 시위가 재개될 것 같아 불안한 마음이 더 크다"고 토로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47)씨도 "'안국은 복잡하니까 가지 말자'는 인식이 퍼졌는데, 그 이미지를 벗으려면 시간이 걸릴까 봐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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