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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단 통해 입장문 배포
지지자들로 한정해 사과
승복 선언 없이 여론전 이어가
파면 사흘째 관저에 머물러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8일 석방된 뒤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도착해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은 파면된 지 사흘째인 6일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죄송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나라의 엄중한 위기 상황을 깨닫고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싸운 여러분의 여정은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과하는 대상과 주권 수호를 위해 싸운 주체를 모두 자신의 지지자들로 한정하며 12·3 비상계엄 선포는 정당했다는 인식을 재차 드러냈다. 또한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며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치 관여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면된 후 맞는 첫 주말에도 한남동 관저에 머무르며 승복 선언 대신 여론전을 이어간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변호인단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국민변호인단 여러분. 2월13일 저녁 청계광장을 가득 메웠던 여러분의 첫 함성을 기억한다”며 “몸은 비록 구치소에 있었지만 마음은 여러분 곁에 있었다”고 했다.

국민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과정에서 탄핵 반대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윤 전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 주도로 지난 2월13일 출범한 지지 단체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계몽령’ ‘국회 패악질’ ‘종북·주사파’ ‘친중·반국가세력’ ‘부정선거’라는 이름의 게시판들이 만들어져있다.

윤 전 대통령은 “청년 여러분. 이 나라와 미래의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이라며 “오늘의 현실이 힘들어도 결코 좌절하지 마십시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자신감과 용기를 가지십시오”며 “청년 여러분께서 용기를 잃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는 대통령직에서는 내려왔지만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며 “힘냅시다! 감사합니다”고 했다.

헌법재판관 전원이 비상계엄이 위헌·위법이라고 판단했는데도 윤 전 대통령은 전체 국민이 아닌 자신의 지지자들에게만 “죄송하다”고 밝힌 것이다. 사과의 이유 역시 비상계엄 사태와 그로 인한 국정 혼란이 아니라, 자신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파면당했다는 점을 짚은 것으로 풀이된다. 헌재 결정에 승복하거나 계엄령을 반성하는 모습은 이날도 보이지 않았다.

특히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고 밝힌 점이 눈에 띈다. 윤 전 대통령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지 않고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나 대선 본선에 개입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이날 메시지는 파면 선고 이후 두 번째 메시지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된 당일인 지난 4일에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헌재 결정에 대한 승복이나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당을 나가서 메시지를 내시든지 하라”며 “헌법을 위반한 분이 무슨 할 말이 있다고 그런 메시지를 내나. 좀 더 반성하고 국민한테 좀 사죄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 후 사흘째인 이날까지 한남동 관저에서 퇴거하지 않고 머물렀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새롭게 머무를 장소를 결정하고 그곳에 경호 시설을 마련하기까지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면된 대통령이 언제까지 관저를 나와야 한다는 법 규정은 없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파면된 지 약 56시간 만에 청와대를 나와 삼성동 사저로 옮겼는데 이번에는 이 기록을 넘어섰다. 대통령경호처 관계자는 퇴거 날짜와 관련해 “아직 들은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일단 관저로 옮기기 직전까지 거주했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 취임 초기에도 이곳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출퇴근했다. 다만 아크로비스타가 공동주택인 만큼 주민 불편, 경호상의 문제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후 새로운 사저를 물색할 수도 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파면된 직후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과 관저에서 오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오후 관저를 찾은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에게는 “이런 결과가 나와 안타깝다”며 “대선에서 꼭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전날에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관저로 초청해 1시간가량 차담을 하는 등 관저 정치를 이어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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