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에서 전원일치 인용 의견으로 파면 결정을 내린 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 게양돼 있던 '봉황기'(사진 왼쪽, 지난 3월 모습)가 내려가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기간 경기 흐름을 반영하는 동행지수가 취임 초기 고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 이후 낙폭이 커지며, 윤 전 대통령 임기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4로 전월 대비 0.4포인트(p) 하락했다. 윤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22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후 2월에는 0.1p 소폭 반등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되돌리기엔 부족한 수준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당국은 현재 경기 상황이 하방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광공업 생산, 서비스업 활동, 소매판매, 내수출하지수 등 7개 지표를 종합해 현재 경기를 판단하는 지수다. 해당 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0년 5월 96.3까지 떨어졌다가 재정 투입과 방역 완화에 힘입어 반등했고, 2022년 9월 101.6에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전환됐다.
윤 전 대통령 취임 직후 경기 흐름이 잠시 개선되는 듯했지만, 취임 반년을 채 넘기지 않아 다시 하락세가 시작됐다. 이후 임기 동안 반등 없이 저조한 흐름이 이어졌다.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 경기 둔화였다. 경기동행지수 구성 항목 중 하나인 광공업 생산지수는 2022년 4월부터 11개월간 감소했고, 이 기간 수출과 생산 전반에 하방 압력이 가해졌다.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난 뒤에도 내수 부진은 회복되지 않았다. 소매판매 지수는 2023년 5월부터 1년 중 8개월 동안 감소세를 보이며 민간 소비 회복에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건설업 부진까지 겹쳤다. 건설기성액은 지난해 4월부터 11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면서 동행지수 하락에 영향을 줬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됐던 지난해 연말 이후 낙폭은 더욱 확대됐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99선을 유지하던 동행지수는 11월부터 연속 하락하며, 1월에는 98.4까지 떨어졌다. 이는 코로나19 충격이 극심하던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 관계자는 “경기동행지수는 2022년 9월 이후 하락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며 “2월에 미미한 반등이 있었지만, 아직 반전 신호로 보기엔 이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