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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복 뒤 대선 도전’ 여의도파-‘윤 어게인’ 광화문파
서로 “중국인·프락치” 비방하며 공격수위 높여
전한길 “선거자금 필요”-전광훈 쪽 “헌금 더”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윤석열 대선 재출마’를 주장하며 포스터를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 엑스(X) 갈무리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전원일치 결정으로 파면되자, 극우 지지층의 분열이 격화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선고 결과를 승복하고 조기 대선을 준비하자며 후원금을 걷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YOON AGAIN’(다시 윤석열) 구호를 내걸고 윤 전 대통령의 대선 재출마를 주장하는 지지자들도 세를 불리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지지를 표방해온 극우 세력들은,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와 윤 전 대통령 구속기소 등을 겪으며 주말 집회를 여는 장소에 따라 △‘여의도파’(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 전한길 강사, 유튜버 그라운드씨 등) △‘광화문파’(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신혜식 유튜브 ‘신의한수’ 대표 등)로 쪼개졌다.

윤 전 대통령 파면 뒤 ‘여의도파’는 선고 결과에 승복하고, 윤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 ‘반국가세력 척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수사’ 등을 공약으로 내걸 후보를 앞세워 조기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손현보 목사를 주축으로 결성된 ‘세이브코리아’는 지난 4일 헌법재판소 선고 직후 “지난 4개월여간의 극심한 정치적 대립과 혼란은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이재명으로 인한 것이었다”며 “대한민국 일원으로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는 성명을 냈다.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는 지난 5일 유튜브 채널에 “지금 눈물 흘릴 여유가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정선거 진실 찾기, 반국가세력 척결을 완성하기 위해선 조기 대선을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게시물과 함께 △오세훈 서울시장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대구시장 중 대선 후보를 골라달라는 설문을 올리기도 했다.

반면 ‘광화문파’는 지난 4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옥중서신에 담긴 “윤 어게인, 다시 대한민국! 다시 윤석열!” 등의 구호를 내걸고 윤 전 대통령을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빗대어 ‘윤석열 복귀’ 운동을 벌이고 있다. 향후 진행될 윤 전 대통령의 형사 재판을 압박하고 여론을 뒤집어 윤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재출마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6일 전국주일연합예배에서 “반드시 우리는 국민저항권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다시 찾아올 거다. 헌법재판관 8명 까불지 말라. 당신들은 국민저항권 밑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행법으로는 탄핵당한 대통령은 5년간 공무원이 될 수 없고 피선거권도 박탈된다. 내란죄 형사 재판 결과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피선거권이 제한되는 기간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대통령 단임제에 따라 개헌을 하지 않는 이상 윤 전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이 될 수도 없다. 그런데도 지지자들은 “피선거권 박탈은 선출직 공무원이 아닌 임명직 공무원에만 해당한다”, “임기를 마친 대통령은 중임할 수 없지만, 임기가 중단된 대통령의 재출마를 제한하는 법이 없다”며 ‘희망 회로’를 돌리고 있다.

윤 대통령 파면 뒤 더욱 극단적으로 분화된 극우 진영은 서로를 향한 공격 수위도 높이고 있다. 파면 불복을 주장하는 지지자들은 “조기 대선을 언급하면 화교, 중국인, 좌파, 프락치”라며, 승복을 주장하는 지지자들은 “매일 분열하고 갈라치는 집단이 어떻게 뭉쳐서 대통령을 지키겠냐”며 비난하는 식이다.

분열 양상이 짙어지는 가운데 양쪽 모두 강조하는 건 ‘모금’이다. 지난 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로 충격에 빠진 모습을 보였던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후원해달라. 많은 선거자금이 필요하고 보수우파가 승리하기 위해서 집회도 해야 하고 청년들도 지원해 줘야 한다”고 했다. 지난 5일 ‘국민저항권 광화문 국민대회’ 무대에 오른 조나단 목사도 “전광훈 목사님 힘내시라고, 믿음으로 이겼다고 감사 헌금을 오늘만큼은 더 드려 주셔야 한다”며 헌금을 강조했다.

한상희 건국대 명예교수(법학)는 “지지자들이 실제로 노리는 것은 윤석열의 재기보단 자신들의 세를 유지하는 것, 나아가 헌금·후원금이나 유튜브 방송 구독자 수를 유지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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