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난 4일 선모(19)씨가 필사한 윤 전 대통령 탄핵 결정문 선고요지 중 일부(왼쪽)와 진종대(34)씨가 필사한 내용. 사진 독자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 이후 온라인에선 기념 챌린지와 자축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트)’이 확산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 헌재 결정문을 필사해 올리는가 하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선고 장면을 패러디하거나 ‘탄핵 기념’ 상품권을 공유하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대학생 선모(19)씨는 선고 당일 문 권한대행이 심판정에서 읽은 선고요지 중 일부를 필사했다. 마음에 드는 시·소설이 있을 때마다 꾸준히 필사했다는 그는 “이번 결정문 같은 명문은 놓칠 수 없었다”며 “한 글자 한 글자 옮겨 적을 때마다 쉬운 단어로 당연한 정의를 쓴 것 같다고 느꼈다. 114페이지 결정문 전문을 필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에 사는 직장인 진종대(34)씨도 선고요지를 필사해 지난 4일 오후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집회에 가지고 나갔다. 그는 “시민들의 저항으로 지켜낸 민주주의의 가치가 결정문에 잘 담겨 있었다고 본다”며 “선고요지를 따라 쓰며 12·3 비상계엄 때의 두려움이 끝났다는 안도감이 밀려왔다”고 했다.

인스타그램·X(옛 트위터) 등 SNS에 '탄핵 결정문 필사' 인증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사진 SNS 캡처

X(옛 트위터)·인스타그램 등 SNS엔 탄핵 결정문을 필사한 사진이 해시태그와 함께 다수 올라왔다. 한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인플루언서가 올린 탄핵 결정문 필사 영상은 6일 기준 조회수가 1만7000회에 달했다.

온라인 중고서점 알라딘에선 전자책으로 배포된 ‘대통령 탄핵 결정문’이 단숨에 주간 베스트 셀러 1위에 올랐다. 예스24·교보문고 등 대형 서점에서도 오는 14일 출고 예정인 ‘대통령 윤석열 탄핵 사건 선고 결정문’이 실시간·온라인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들기도 했다.

6일 온라인 중고서점 알라딘에서 전자책으로 배포된 '대통령 탄핵 결정문'이 주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있다. 사진 홈페이지 캡처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탄핵 선고요지 마지막 문장을 읽으며 카메라를 응시한 장면도 화제가 됐다. 선고 당일 국회 측과 윤 전 대통령 측을 번갈아 바라보며 22분가량 선고요지를 읽어내려가던 문 권한대행은 마지막 문장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를 말할 땐 정면을 봤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아이돌이 음악 방송에서 카메라와 눈을 맞추며 무대를 마무리하는 순간에 빗대 ‘엔딩 요정’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지난 5일 스레드에 올라온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지브리 화풍' 이미지. 사진 스레드 캡처

SNS에서 탄핵 기념 이벤트도 계속되고 있다. 탄핵 관련 게시글을 RT(재개시) 한 사람 중 일부에게 커피·치킨 교환권 등 온라인 상품권을 나누는 식이다. 한 공방 운영자는 “탄핵 기념 RT하신 한 분께 반지를 보내드리겠다”며 “금값도 떨어지고 있어 행복하다”고 올렸다. 이 게시글은 지금까지 리트윗 1만7000회, 좋아요 수 4300개를 기록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탄핵심판이라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과 관련해 20~30대를 중심으로 익숙한 방식을 활용해 의미를 되새기고 정치적 표현을 하는 것”이라며 “계엄 직후 응원봉·선결제 현상처럼 답답함을 유쾌하고 주체적인 방법으로 풀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837 간병지옥 해결한다더니…‘요양병원 시범사업’ 참여 중단 속출 랭크뉴스 2025.04.07
44836 공장서 30대 직원 심정지 사고… 공식입장 없는 아워홈 랭크뉴스 2025.04.07
44835 3년 연속 흑자내던 車보험, 적자로 돌아선 까닭은 [S머니-플러스] 랭크뉴스 2025.04.07
44834 한동훈 "尹 영접, 난 안 합니다"…당대표 때 만찬서 벌어진 일 랭크뉴스 2025.04.07
44833 ‘파면 결정문’에 담긴 비상계엄 판단들···‘내란죄 유죄’ 단서 될까 랭크뉴스 2025.04.07
44832 '마은혁 미임명' 헌재 다시 6인체제 되나…기능마비 재현 우려 랭크뉴스 2025.04.07
44831 우원식이 쏘아올린 '개헌'…1987년 '8인 회담'에 답 있다 랭크뉴스 2025.04.07
44830 20대 한국인 유학생, 대만 타이베이 번화가서 피습 랭크뉴스 2025.04.07
44829 "하마스, 이란에 이스라엘 파괴비용 7천억원 요청" 랭크뉴스 2025.04.07
44828 '이 음료' 딱 한 모금 마셨을 뿐인데…기도에서 곰팡이 자라고 있었다 랭크뉴스 2025.04.07
44827 "이러다 내년 선거 완패"…트럼프 상호관세에 공화당 우려 고조 랭크뉴스 2025.04.07
44826 “회사가 먼저 거짓말했는데요”…입사 첫날부터 사표 쓰는 日 직장인들, 알고 보니 랭크뉴스 2025.04.07
44825 논란됐던 ‘명품백·도이치’ 특혜조사···이번엔 윤석열·김건희 나란히 검찰 나올까 랭크뉴스 2025.04.07
44824 美 상무장관 “관세 부과 연기 없다” 랭크뉴스 2025.04.07
44823 ‘통치’가 할퀸 상처 아물게 하려면 ‘정치’부터 회복해야[다시, 민주주의로] 랭크뉴스 2025.04.07
44822 4살 딸 교육 위해 차에 변기까지…'괴물 엄마' 홍콩 여배우 정체 랭크뉴스 2025.04.07
44821 대낮에 만취상태인 50대…음주운전 혐의 '무죄'받은 이유는? 랭크뉴스 2025.04.07
44820 “트럼프, 손 떼라”···미국 전역서 1200건 반대 시위 확산 랭크뉴스 2025.04.07
44819 '아이 낳으면 1억' 인천시, 인구 증가율 1위 찍었다 랭크뉴스 2025.04.07
44818 “트럼프 찾아간 남극 펭귄”…‘무인도 관세’에 조롱 밈 랭크뉴스 2025.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