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우원식 국회의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헌 관련 대국민 특별담화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6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일에 개헌 국민투표를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그동안 번번이 무산됐던 개헌을 실현하려면 새 대통령 임기 시작 전에 개헌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선 기간이 짧은 데다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현시점의 개헌 논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 개헌이 이번 대선 주요 의제가 될지는 미지수다.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우 의장의 제안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통령 선거일에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시행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비상계엄이 헌법의 잘못은 아니지만, 이번 기회에 헌법을 보완해 구조적 방벽을 세워야 한다”며 “승자독식의 위험을 제거하고 국민주권을 위해 권력을 분산하고, 국민통합을 위해 협치와 협력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그동안 개헌이 번번이 무산됐던 이유로 권력 구조 개편을 두고 정치세력 간 이해관계가 갈린 점을 꼽았다. 우 의장은 “(여당이 되면) 대통령 임기 초에는 개헌이 국정의 블랙홀이 될까 주저하고, 임기 후반에는 레임덕으로 추진 동력이 사라진다”며 “악순환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새 대통령 임기 시작 전에 (개헌) 물꼬를 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한 내에 합의할 수 있는 만큼 하되, 가장 어려운 권력구조 개편은 이번 기회에 꼭 하자”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6일 국회에서 개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개헌 국민투표를 위해서는 개헌안 통과 후 최소 38일이 필요하다. 헌법은 국회를 통과한 개헌안을 20일 이상의 기간 공고하도록 규정한다. 국민투표법은 늦어도 투표 18일 전까지 개헌안과 투표일을 함께 공고하도록 한다. 대선일을 6월 초로 가정하면 4월 말까지는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다만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공고 기간을 단축하면 대선일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 현재 국민투표법은 재외국민투표를 제한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된 상태라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 의장은 “이미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어 이번에 반드시 개헌하자는 의지만 있으면 시한을 넘기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헌안 도출을 위한 국회 개헌특별위원회의 조속한 구성도 제안했다.

향후 대선 정국에서 개헌이 주요 의제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짧은 대선 기간 각 당의 개헌 논의가 무르익을 시간이 부족한 데다 당장 이날 민주당 내에서 친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정청래 의원은 SNS를 통해 “반대한다”며 “지금은 내란종식에 집중할 때지 개헌으로 시선분산 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추미애 의원도 SNS에 “지금 개헌 논쟁은 민주공화국 공동체를 파괴하려 한 세력이 숨어들 수 있는 공간만 제공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유력 대선 주자인 이 대표는 이날 우 의장의 제안에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민주당 다른 대선 주자들은 우 의장의 제안에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정대철 헌정회장은 윤 전 대통령 파면 하루 전인 지난 3일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국회가 추천하고 뽑는 국무총리제와 현재의 경성 헌법을 연성 헌법으로 바꿔 개헌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이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당 4선 이상 중진 의원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아무도 (개헌 관련) 말씀이 없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871 규제 '무풍지대' 고가 아파트…올들어 50억 이상 거래 2배 증가 랭크뉴스 2025.04.11
46870 제주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랭크뉴스 2025.04.11
46869 버터와 우유 없어도 맛있는 비결...비건 베이킹엔 계란 대신 '이것' [쿠킹] 랭크뉴스 2025.04.11
46868 [금융포커스] 파킹통장보다 낫네… 가상자산거래소에 돈 넣었더니 연 2% 수익 랭크뉴스 2025.04.11
46867 日고령화에… '야쿠자'도 늙고 가난해졌다고? [글로벌 왓] 랭크뉴스 2025.04.11
46866 정식 비자 받아 한국 왔는데…“이런 곳에서 살 줄은 꿈에도” 랭크뉴스 2025.04.11
46865 ‘대통령 궐위’라 적극적 권한 행사? 법조계 “그래서 더 소극적이어야” 랭크뉴스 2025.04.11
46864 전한길 불러 '파이팅'‥노골화되는 '윤심' 정치 랭크뉴스 2025.04.11
46863 ‘9인 완전체’ 헌재, 한덕수의 ‘이완규 재판관 지명’ 제동 걸까? 랭크뉴스 2025.04.11
46862 족적 없이 사라진 ‘크리스 뱅글’ 전철 밟을라… 삼성전자, ‘외국인’ 수혈에도 “조직문화 혁신 없이는 승산 없다” 랭크뉴스 2025.04.11
46861 뉴욕 허드슨강에 헬기 추락… 탑승자 6명 전원 사망 랭크뉴스 2025.04.11
46860 중국은 비례 보복 대응…“영화 수입 줄일 것” 랭크뉴스 2025.04.11
46859 오피스 공실률 역대급인데 투자 증가 이유는 랭크뉴스 2025.04.11
46858 안철수 "이재명, 대통령 되기에만 몰두…민생 위해 뭘 했나" 랭크뉴스 2025.04.11
46857 미 ‘대중 관세 145% 재산정’ 소식에 뉴욕증시 폭락…나스닥 4.31% ↓ 랭크뉴스 2025.04.11
46856 비극은 아직 ‘진행 중’…‘강진’ 만달레이는 지금 [미얀마 강진①/취재후] 랭크뉴스 2025.04.11
46855 윤석열 오후 5시 퇴거‥"김성훈 사퇴" 연판장 랭크뉴스 2025.04.11
46854 ‘잼버리’ 변기 닦던 한덕수 총리, 이유 있었네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4.11
46853 ‘하루 짜리 안도감 끝’ 또 급락한 美증시…트럼프 “중국과 협상 원한다”[데일리국제금융시장] 랭크뉴스 2025.04.11
46852 미국발 관세전쟁에 출렁이는 환율… 식품업계, 가격 추가 인상 나서나 랭크뉴스 2025.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