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청형에 대한 '면역원성'이 중요
교차접종 가능 여부도 따져봐야
교차접종 가능 여부도 따져봐야
영유아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13’(왼쪽)과 ‘박스뉴반스’ 제품 사진. 사진 제공=한국화이자제약·한국MSD
[서울경제]
"기왕이면 가수가 높은 게 좋겠죠?”
올 초 출산휴가 중인 후배가 아기에게 폐렴구균 백신을 맞히러 병원에 갔는데, ‘13가’와 ‘15가’ 중 선택을 해야 한다며 전화를 걸어 왔습니다. 백신에 붙는 숫자는 예방 가능한 폐렴구균 혈청형의 수를 의미합니다.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인 '프리베나13'은 13종, 15가 백신인 '박스뉴반스'는 15종의 폐렴구균 혈청형으로 인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죠.
폐렴구균성 질환은 특히 1세 미만 소아에게 치명적이며, 뇌수막염 등 침습성 질환은 첫돌 전 발병 비율이 높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는 2014년부터 폐렴구균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시켰죠. 기존 프리베나13에 포함되지 않았던 22F, 33F 2가지 혈청형을 추가해 개발된 박스뉴반스는 작년 4월부터 NIP에 도입돼 접종비 지원이 가능해졌습니다.
단순히 가수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백신의 예방 효과가 뛰어난 것은 아닙니다. 혈청형이 늘어나면 백신 내 운반단백질도 함께 증가하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 공통 혈청형에 대한 항체 반응이 떨어질 수도 있어 ‘면역원성’이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제조사 측은 박스뉴반스가 15종 모두에 대해 높은 면역원성과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폐렴구균 백신을 선택할 때 또 다른 고려사항은 ‘교차접종’입니다. 폐렴구균 백신은 생후 2·4·6개월에 3회, 이후 12~15개월에 1회 추가 접종하는데 중간에 다른 백신으로 바꿔도 예방 효과가 유지되는지 따져봐야 하거든요. 현재 NIP에 포함된 13가와 15가는 교차접종이 가능하지만, 작년 10월 허가된 20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프리베나20'은 아직 15가와의 교차접종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20가 도입을 염두에 두고 일단 13가를 선택하는 부모들도 있다고 해요.
어떤 백신을 맞출지는 단순한 숫자 비교보다 면역원성, 교차접종 가능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현명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