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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관세 전쟁을 펼치고 있다. 3일 플로리다 마이애미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 지난달 5일 전인대 개막식의 시진핑 주석. AFP
4월 글로벌 금융시장은 패닉(공황)에 빠졌다. 세계 경제 양축인 미국과 중국이 34% 고율 관세로 충돌하며 ‘무역 전쟁 2라운드’ 신호탄을 쏘면서다. 양보 없이 싸우는 ‘치킨게임’ 이 본격화되면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가 하강할 수 있다는 경고가 쏟아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 대형주 지수인 유로스톡스50은 3일(-3.59%)에 이어 4일에도 4.6% 하락해 5000선이 무너졌다. 독일 DAX40(-4.6%), 영국 FTSE100(-4.95%) 등 유럽 주요국 증시 모두 5% 안팎으로 급락했다. 일본과 한국, 베트남 등 트럼프발 관세 폭탄을 맞은 아시아 증시도 이틀 연속(4~5일) 내림세다. 반면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빅스ㆍVIX)는 치솟았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빅스는 45.31로 이달 초(21.77)보다 2배 뛰었다. 투자에 대한 공포 심리가 2020년 4월 이후 가장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김지윤 기자

경기 침체 ‘경고등’도 켜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7% 넘게 폭락했다. 무역 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로 원유 수요가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기름값에 반영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배럴당 61.99달러로 하루 사이 7.4% 수직 낙하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 4월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낮았다. 전날 6.6% 급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하락 폭을 키웠다. 브렌트유(65.58달러)도 4일(현지시간) 6.5% 내렸다. 이날 경기 선행지표로 꼽는 구릿값(선물 종가 4.4달러)도전날보다 8.8% 급락했다.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건 침체 강도가 세질 수 있다는 투자자의 불안이 커지면서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줄줄이 관세 전쟁에 시동을 켠 미국 경제에도 후폭풍이 몰려올 것으로 경고했다. WSJ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무게에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기존 1.3%(전망치)에서 마이너스 0.3%로 낮아지고, 실업자는 200만명 가까이 추가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영국계 IB인 바클레이스도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0.1%로 수정했고, UBS는 상호관세 여파로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기술적 침체를 예고했다. 지난해 2.8%(전년 대비) 성적표를 받았던 미국 경제가 역성장으로 꺾일 경우,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은 클 수 있다. JP모건은 “올해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기침체 가능성을 기존 40%에서 60%로 상향한다”며 “보복 조치, 공급망 혼란, 그리고 심리적 충격으로 관세전쟁 영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 국가들도 이번 무역전쟁에 따른 경제적 타격은 상당할 전망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이번 상호 관세 부과로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약 2%포인트 하락하고, 대미 수출은 약 60%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베트남 통계청(GSO)은 미국 관세로 베트남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하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84%포인트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미국이 보편관세 10%에 더해 국가별 상호관세까지 부과할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이 0.49%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경진 기자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정부(1.8%)와 한국은행 전망치(1.5%)를 크게 밑돌 수 있다는 관측도 확산하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미ㆍ중 갈등에 끼여 전방위 압박을 받을 수 있어서다. 미국 은행 웰스파고는 “상호 관세 부과 등으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약 0.5~1.0%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노무라증권은 “자동차 관세는 아시아국가 중 한국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자동차 수출이 10% 감소할 때마다 GDP성장률에 0.2%포인트 하방 압력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간무역 전쟁 1라운드가 시작된 2018년 한 해 동안 코스피는 17% 급락한 바 있다. 미국 달러당 원화값도 1070원대에서 1115.7원으로 하락(환율은 상승)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트럼프 1기엔 중국만 겨냥해, (한국은) 베트남 등으로 새 수출 활로를 뚫었으나, 2기엔 세계를 상대로 무역 전쟁을 시작했다”며 “그동안 수출로 성장한 한국은 (성장 전략 측면에서) 사실상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도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각국의 보복관세로 격화되면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가 빠르게 동반 침체에 빠질 수 있다”며 “침체 강도가 세지면 증시 변동 폭도 커지고, 원화값은 1달러당 1500원 선까지 밀려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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