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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사실상 '반(反)관세' 입장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관세 전쟁'을 선언한 지 사흘 만이다.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에서 조기 사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와 머스크의 결별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모양새다.

일론 머스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로이터=연합뉴스

머스크는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극우 정당 '동맹(Lega)' 행사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유럽과 미국이 무관세란 이상적인 상황으로 나아가, 실질적인 유럽과 북미 간 자유무역지대 창출에 합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CNN 등 현지 언론은 이에 대해 머스크가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반하는 견해를 표출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트럼프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는 관세"라고 할 정도로 관세 정책을 선호한다. 지난 2일 트럼프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전 세계 대부분 나라의 제품에 10% 이상의 기본관세를 부과하고, 주요 교역국에는 국가별 상호관세(10%+α)를 물리는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연합(EU) 제품에 대한 관세는 20%가 책정됐다.

그간 머스크는 트럼프의 관세 발표 뒤 침묵했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의 정책과 반대로 해석될 수 공개 발언을 잇따라 내놨다.

머스크(왼쪽)와 트럼프. AP=연합뉴스

머스크는 이날 트럼프의 '관세 책사'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도 공개 저격했다. 한 네티즌이 X(옛 트위터)에 나바로의 언론 인터뷰 영상 함께 '나바로는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는 글을 올리자 머스크는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는 좋은 게 아니라 나쁜 것이다. 자아가 두뇌보다 큰 문제로 귀결된다'는 댓글을 달았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런 발언의 배경으로 트럼프의 관세 부과 발표로 인해 머스크의 사업이 타격을 입은 점을 꼽았다. 트럼프의 발표 영향으로 지난 3일 다른 주요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테슬라의 주가도 급락하면서 머스크의 개인 자산은 110억 달러(약 16조원) 줄었다. 또 미·중 관세 전쟁으로 중국 내 대미 여론이 악화하면 테슬라 매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트럼프와 머스크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와 머스크 사이의 잡음은 잇따라 나오고 있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달 초 여러 부처 장관이 머스크의 일방적 공무원 해고에 불만을 토로하자,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을 따로 불러 "머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시했다. 트럼프는 머스크의 열정을 높이 사지만, 내각의 불만도 이해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와일스는 이후 일주일에 두 번 머스크와 개별 회의를 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앞서 지난 2일엔 트럼프가 측근들에게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에서 곧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백악관과 머스크는 이를 부인하긴 했지만, 머스크가 조기 사임하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머스크의 거듭된 돌출 행동과 머스크에 대한 여론 악화가 트럼프에게 정치적 부담이 되고 있단 분석이다.

다만, 머스크가 행정부에서 떠나더라도 트럼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4일 59억 달러(약 8조6000억원) 규모의 미 국방부 위성 발사 계약을 수주했다. 매체는 이번 계약은 머스크의 로켓 회사와 미 정부 간 관계가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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