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 3193명…77%가 임시 숙소 거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일 오후 경북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 마을에서 산불 피해 복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영덕=김지훈 기자
이한경 산불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차장이 6일 “이번 산불 때 대피에 어려움을 겪던 할머니 등을 도운 인도네시아 국적의 세 분에게 특별기여자 체류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차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중대본 회의에서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이웃의 생명을 구한 분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수기안토(31)씨는 경북 영덕군 축산면 화재 발생 당시 산불 속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8년 전 취업비자로 들어온 수기안토씨는 지난달 25일 “할머니 산에 불이 났어요. 빨리 대피해야 해요”라고 소리를 지르며 주민들에 화재 사실을 알렸다. 빠르게 대피할 수 없는 노인들을 업고 약 300m 떨어진 마을 앞 방파제로 대피시키기도 했다.
지난 29일 경북 의성군 산불진화 지원작전 현장에서 육군 50사단 장병이 진화장비를 이용해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육군 제공
정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임시 대피 중인 이재민은 3193명이다. 이 중 2462명이 임시숙박 시설에 거주 중이다.
이재민에게는 응급구호 세트, 모포, 생필품, 식음료 등 구호 물품 100만점이 지급됐다. 심리지원은 8542건 이뤄졌다. 재해구호협회 등을 통해 모인 성금은 지난 4일 기준 925억1000만원이다.
지난달 27일부터 가동 중인 중앙합동지원센터에 접수된 이재민 지원은 모두 1723건이다. 이 중 시설·주거 복구(484건)가 가장 많았다. 그 외 이재민 구호, 영농, 융자·보험·법률 등의 순이었다.
방송·통신 및 상·하수도 시설에 대한 복구는 완료됐다. 전력 장애도 99.9% 복구됐다.
정부는 화마로 초토화된 피해 지역이 여름철 홍수로 또다시 피해를 겪는 일이 없도록 산사태 우려 지역 긴급 진단을 진행 중이다. 산림청은 이달 12일까지 진단을 마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6월 말까지 방수포 설치 등 응급 복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 차장은 “장마철이 오기 전까지 산불 피해지역의 산사태와 비탈면 붕괴 등 토사재해에 대비한 대책을 차질 없이 마련하겠다”며 “다가오는 여름철에 산불피해지에 대한 산사태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2차 피해 예방 대책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