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일면식도 없는 동네 할아버지 집까지 모셔다 드린 취준생


어쩐지 불편한 자세의 이 할아버지. 몸이 한쪽으로 잔뜩 기운데다가 길을 잃은 듯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입니다. 그 때 할아버지가 왼편을 바라보며 손짓을 하자, 누군가 나타납니다. 바로 이 청년입니다.

할아버지 부축한 청년이 왔던 길 되돌아간 이유



지난 3월 8일 오후 2시30분. 올해 대학을 졸업한 스물다섯살 이도훈씨는 취업 준비 모임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 때 저 앞쪽 길 한가운데서 몸이 불편해 보이는 할아버지 한 분이 자신을 향해 손짓을 합니다. 할아버지에게 다가간 도훈씨. 할아버지는 도훈씨에게 다짜고짜 ‘자신에게 병이 있으니 집에 데려다달라’고 말합니다.



도훈씨는 처음엔 무슨 상황인지 잘 이해되지 않았다고 해요.



이도훈씨
“아프신 거면 병원에 모셔다드릴까요. 아니면 경찰서에 연락을 드릴까요. 택시를 잡아드릴까요 했는데 계속 석계역까지만 데려다주면 댁으로 갈 수 있다고...”




도훈씨는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이는 할아버지를 부축해 조심스레 한걸음씩 떼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또 한걸음. 5분 거리를 무려 20분 넘게 걸려 서울지하철 1호선 석계역 승강장에 도착한 도훈씨와 할아버지. 두 사람이 열차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던, 바로 그 때였습니다. 할아버지가 외쳤습니다.



이도훈씨
“아파트가 보이는데, 석계역 1호선에서. 갑자기 그쪽을 보시더니 ‘저기가 우리 집이다’”




도훈씨는 당황했어요. 내내 석계역에 가야한다고 고집을 피우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말을 바꿨는데, 이 말을 믿어야할지 말아야할지 알 수가 없었거든요. 당황스러웠지만 도훈씨는 차분하게 할아버지에게 다시 물어봤습니다. 이번에도 할아버지는 아파트의 동호수까지 또박또박 말했습니다.



도훈씨는 다시, 아까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도착한 아파트 앞.



이도훈씨
“집에 도착했는데 같이 지내시는 분이 나오시더니 치매를 앓고 계시는 분이라서 너무 고맙다고...”




그러니까 할아버지는 치매를 앓고 있었고, 할아버지가 자신의 집이라고 말한 곳은 진짜 할아버지 집이 맞았던 겁니다.



이도훈씨
“사례를 해주고 싶은데... (제가) 약속이 있어서 또 괜찮다고 하고 그냥 나왔습니다”





결국 도훈씨는 이날 약속 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어버렸고 취업 모임에서 제대로 된 취업 조언은 듣지도 못했습니다. 그래도 후회하진 않는다고 해요. 이유는 거창한 게 아니었습니다.



이도훈씨
“많이 아프시고 도움이 필요해 보이셔서....”




아프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니 도와줄 수밖에 없었다는 당연해서 더욱 뭉클한 이유였습니다.



▲ 영상으로 보기!
우리 사는 세상을 살만하게 만들어 주는‘작은영웅’들의 이야기를 계속 들려드릴게요유튜브에서 ‘KMIB(작은영웅)’을 검색하세요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541 [크랩] 용산 vs 청와대 vs 세종…다음 대통령실은 어디로 가야할까? 랭크뉴스 2025.04.06
44540 감독으로 돌아온 하정우, '개저씨'로 만든 블랙코미디, 뒷맛은 '씁쓸' 랭크뉴스 2025.04.06
44539 윤석열 파면, 일본에도 영향…‘긴급사태’ 개헌안 비판 거세져 랭크뉴스 2025.04.06
44538 산불 때 할머니 업고 뛴 인니 선원에 특별기여자 체류 자격 부여 랭크뉴스 2025.04.06
44537 [속보] 尹, 지지층에 "자유·주권 위해 싸운 여정…늘 여러분 곁 지킬것" 랭크뉴스 2025.04.06
44536 공매도 재개로 외국인 돌아올 줄 알았는데… 결과는 5.8조 순매도 랭크뉴스 2025.04.06
44535 민주 "韓대행, 대선일 조속히 공고해야"…압박 법안도 발의(종합) 랭크뉴스 2025.04.06
44534 할머니들 업고 뛴 '산불 의인' 인니 청년에 특별체류 자격 부여 랭크뉴스 2025.04.06
44533 중대본 “‘산불 의인’ 인니 국적 3명, 특별기여자 체류자격 부여” 랭크뉴스 2025.04.06
44532 '美관세 안전지대' 삼성바이오, 5공장 준비 완료…1분기 실적 기대감 '쑥' 랭크뉴스 2025.04.06
44531 "트럼프, 나랏일 손 떼라" 美전역서 폭발…1300개 집회 열렸다 랭크뉴스 2025.04.06
44530 [단독]“길거리서 구타, 위법 구금”···항소심도 ‘국보법 위반’ 전승일 재심 사유 인정 랭크뉴스 2025.04.06
44529 타이완 번화가서 한국인 유학생 ‘묻지마 피습’…용의자 검거 랭크뉴스 2025.04.06
44528 박용진 “조기대선 불출마… 평당원으로 정권교체 역할” 랭크뉴스 2025.04.06
44527 15兆 사상 최대 실적에도…은행들 지난해 신입 행원 채용 줄여 랭크뉴스 2025.04.06
44526 월 15만원씩 3년 저축하면 1080만원 ‘목돈’ 받는 드림포청년통장 모집 랭크뉴스 2025.04.06
44525 홍준표 "다음 주 퇴임 인사‥25번째 이사, 마지막 꿈 향해" 대선 행보 예고 랭크뉴스 2025.04.06
44524 한국 유학생, 대만 번화가서 '묻지마 피습'…범행 동기 황당 랭크뉴스 2025.04.06
44523 충전 중 냉동탑차서 불…차량 6대 피해 랭크뉴스 2025.04.06
44522 산불때 할머니 업고 뛴 인니 국적자, 놀라운 선물 받았다 랭크뉴스 2025.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