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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점찍은 종목 급등 패턴···단기 집중매수 전략 진화
②수능 수석, 골드만·KKR 거쳐 얼라인 설립
③SM 지분 0.2%만으로 이수만 제국 붕괴 시켜
[서울경제] 이 기사는 2025년 4월 5일 11:41
자본시장 나침반'시그널(Signal)'
에 표출됐습니다.


지난달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거치며 다시 한번 행동주의 펀드 활동들이 주목 받은 가운데 이 분야 국내 대표 운용사로 거듭난 얼라인파트너스에 시장 관심이 쏠린다. 얼라인이 지난달 말 상장사 3곳에 대한 지분 5% 이상 취득을 연달아 공시하면서다. 얼라인이 집중 매수한 이 종목들은 모두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다시 한번 "얼라인이 스쳐가면 주가가 오른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 서울경제 DB.


①점찍은 종목 급등 패턴…단기 집중매수 전략 진화


얼라인은 지난달 말 코스피 상장사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6.64%)와 덴티움(145720)(7.17%), 코스닥 상장사 가비아(079940)(8.04%) 등 3개 기업 지분 5% 이상을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세 종목 주가는 얼라인이 장내 매수를 시작한 시점부터 시장에 관련 사실이 알려진 시기까지 주가가 급등하는 공통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7000원대 초반에 머물던 스틱인베 주가는 얼라인이 장내매수를 진행한 지난달 20일부터 27일까지 6거래일간 28.8% 올랐다. 가비아 역시 얼라인의 장내매수가 진행된 지난달 19일부터 26일까지 6영업일 간 주가가 31.79% 급등했다. 덴티움도 장내매수 기간인 21일부터 28일까지 21.43% 상승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량과 시총이 크지 않아 급하게 매수하면 주가가 튀어 오를 가능성이 높았던 종목들”이라며 “얼라인도 이 사실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에 소문이 퍼지기 전 일부러 빠르게 매수한 뒤 5% 이상 지분 보유 공시를 통해 합법적으로 관련 사실을 알렸다”며 “점찍은 종목을 시장에 공개하면서 추가 상승 효과까지 노린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위에서부터 덴티움, 스틱인베스트먼트, 가비아 최근 1달 주가 차트. 서울경제 시그널.


이 같은 분석은 얼라인이 과거 매수한 종목들이 시장에 알려진 뒤 주가가 급등하는 패턴이 반복돼 왔던데 따른 것이다. 얼라인이 코웨이 지분을 인수하고 행동주의 활동에 돌입한다는 기사가 보도된 다음날(올 1월 14일) 이 회사 주가는 5.29% 급등했다. 코웨이 주가는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연초 6만 원대 초중반에서 3월 말 8만 원대 후반까지 30% 넘게 올랐다. 또 2023년 초 얼라인의 타깃이 된 SBS는 그해 1월부터 2월까지 한 달여간 주가가 무려 60%나 급등했다.

국내 7대 금융지주들도 얼라인의 타깃이 된 대표 종목들이다. 얼라인은 2023년 초 KB금융(105560)·신한지주(055550)·하나금융지주(086790)·우리금융지주(316140) 등 4대 금융지주와 BNK·JB·DGB 등 3개 지방 금융지주 등 7개 회사를 향해 공개 캠페인을 가동했다. 이들 7개 금융지주 주가는 공개 캠페인 후 상승하면서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은행 지수는 23년 초부터 지난 4일까지 2년여 간 38.9% 올랐다.

수능 수석, 골드만·KKR 거쳐 얼라인 설립


이창환 대표는 대구외고 재학 시절인 2005년 KBS '퀴즈 대한민국'에서 우승하며 최연소 퀴즈영웅으로 등극했다. 그는 이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대구·경북지역 수석을 차지한 뒤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엔 글로벌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에 입사해 자본시장 첫 경험을 쌓았다.

그는 골드만삭스를 나와 미국계 대형 사모펀드인 KKR의 서울 사무소에서 굵직한 M&A 딜을 수행했다. 실무자였으나 철저한 분석과 빠른 의사결정이 돋보인다는 평가 속 당시 업계에서 '어린 천재'로 회자됐다. KKR을 나온 뒤 2021년 얼라인을 창업하고 본격적인 행동주의 활동에 나섰다.

퀴즈 대한민국 최연소 우승자였던 이창환 대표. 연합뉴스.


③SM 지분 0.2%만으로 이수만 제국 붕괴 시켜


그가 한국 자본시장에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킨 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를 상대로 행동주의 활동을 시작하면서다. 회사 설립 직후 SM엔터의 0.21% 지분을 취득한 얼라인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회사 내 전횡 등을 아프게 꼬집었다. 그러면서 2022년 정기주총에서 소액주주들과 결집해 외부 감사를 선임하는데 성공했다.

20년 넘게 공고했던 이수만 제국은 1년차 신생 행동주의 펀드 공격에 속절없이 무너졌고 이후 SM엔터는 카카오(035720)하이브(352820) 간 경영권 쟁탈전에 휘말렸다. 당시 얼라인과 손잡은 카카오는 공개매수 경쟁 끝에 SM엔터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SM엔터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 직접 이사회에 참여하게 된다. 이수만 전 총괄은 회사를 떠났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소수 지분만으로도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행동주의 펀드의 대표 사례”라면서도 “다만 얼라인이 SM엔터 이사회에 진입한 뒤 실제 회사에 기여한 바 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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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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