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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을 바라는 한국교회 릴레이 인터뷰]
<1> 류영모 한소망교회 원로목사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선고까지 122일이 지났다. 그 사이 일부 교회가 정치적 혼란에 앞장섰다는 비판이 거세다. 국민일보는 교회가 다시 ‘화해의 중재자’로서 복음 전파라는 본질을 회복하자는 취지에서 한국교회 주요 인사 릴레이 인터뷰를 게재한다.

나부터포럼 대표인 류영모 한소망교회 원로목사가 4일 경기도 고양의 사무실에서 한국교회 화해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고양=신석현 포토그래퍼

“한국교회는 122일 동안 길을 잃고 방황했습니다. 극우와 극좌의 간극을 키웠고 복음 대신 극단의 사회를 조장했습니다. 치유해야 할 교회가 오히려 갈등의 중심에 섰습니다. 십자가 대신 정치 구호를 외쳤고, 하나님의 깃발 대신 이념의 깃발을 높였습니다.”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을 역임한 류영모(71) 파주 한소망교회 원로목사는 4일 국민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지난 넉 달간 교회의 행보를 이같이 진단했다. 류 목사는 윤석열 대통령 파면 이후 한국교회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회개’를 말했다. 이념의 진영을 우상화하고 확증편향을 복음인 양 만들어 거룩한 공동체를 파괴하는 데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윤 대통령 파면이 결정됐다.

“교회는 헌법재판소 판결을 너그럽게 수용해야 한다. 존중은 매우 중요한 가치다. 헌재의 판단에 승복해야 하며, 종교는 우리 사회의 어른으로서 설득자 조정자 화해자의 위치에 서야 한다. 이번 판결로 사회적 여진이 일어날 수 있다. 한쪽에서는 환호하고, 다른 쪽에서는 상실감과 불복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교회는 평화로운 정치 체제를 위해 기도와 힘을 모아야 한다. 국민이 혼란스러워하지 않도록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게 교인들을 다독이고, 사회를 어루만지는 화해자와 치유자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나.

“창세기 18장은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선택한 이유를 보여준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통해 ‘여호와의 의’를 세상에 드러내고자 했다. 하나님의 정의와 공평을 세상에 선포하는 거대한 계획이었다. 교회의 존재 목적은 복음을 전파하고 하나님의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다. 세상의 불의와 억압에 맞서 약자를 섬기고, 사회 곳곳에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내야 한다. 한경직 목사님의 말씀이 기억난다. 복음의 본질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거룩한 공교회의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고 하셨다. 또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며, 이념과 개인의 생각을 넘어서는 보편적 진리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 당면 과제는.

“먼저 회개해야 한다. 교회는 좌우로 갈라졌고, 목사들은 침묵했다. 정론을 말해야 하며, 욕을 먹더라도 진실을 이야기해야 한다. 결국 모든 주권은 하나님께 있다는 메시지를 회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교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떠났던 이들이 다시 교회를 바라볼 기회를 만들기를 소망한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있다.

“세상 나라가 하나님 나라는 아니지만, 이는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에 무관심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기도는 중요하지만, 기도만으로 모든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무책임한 태도다. 성경은 지도자들을 하나님이 특별한 목적으로 사용하신다고 말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할 것을 권면한다. 그리스도인들은 단순히 기도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국가의 법을 존중하고, 모범 시민으로서 투표에 참여하는 걸 일컫는다. 동시에 상대방을 악마화하거나 자신의 진영을 메시아처럼 미화해서는 안 된다. 교회는 이념의 도구가 아니라 사랑과 화해의 공동체이다. 그리스도인의 역할은 기도와 실천의 균형을 이루며 하나님의 창조 질서와 정의를 이 땅에 구현하는 것이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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