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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서 美 '상호 관세' 발표 조목조목 비판
"허위 주장 가득, 관세율은 챗GPT 결과물 같아"
"상대국 압도해 '지배력 과시'하려는 목적일 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 관세에 관한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의 관세 정책 공식은 흡사 챗GPT 같은 인공지능(AI) 모델에 ‘관세 정책을 만들어 보라’고 시킨 결과처럼 보인다.”

3일(현지시간)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석좌교수의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에 실린 칼럼 중 일부분이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루그먼 교수가 전날 발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정책에 대해 내린 촌평이었다. 칼럼 제목 또한
‘트럼프는 무역에 있어 미쳐 가고 있다’
였다.

"EU의 대미 관세율 39%... 근거 전혀 없어"



크루그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정책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우선 “
트럼프는 무역 상대방에 대해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이러한 거짓 주장들은 상대국을 분노하게 할 뿐만 아니라, 물러서기도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러면서 “거짓말인지 아닌지조차 확신할 수는 없는데, 트럼프가 정말로 무지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유럽연합(EU)이 미국에 39%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 주장이 대표적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에 대한 EU의 (실제) 관세율은 3% 미만일 것”이라며 “어디에서 39%라는 숫자가 나오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 삼고 있는 EU의 부가가치세(VAT)에 대해서도 그는 “20% 전후”라며 “어떻게 해 봐도 39%에는 가까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석좌교수가 3일 자신의 뉴스레터 '서브스택'에 올린 "트럼프가 무역에 있어 미쳐 가고 있다"는 제목의 글. 서브스택 캡처


"트럼프 주변에 지식·독립성 가진 사람 없다"



특히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공개한
상호 관세율 산정법
에 바짝 날을 세웠다
. 크루그먼 교수는 “USTR 메모는 마치 책을 읽지 않은 학생이 시험에서 허세로 작성한 답안지 같다”고 꼬집었다.
“챗GPT가 생성한 결과물 같다”
고까지 비아냥댄 이유다.

실제로 크루그먼 교수의 맹비난은 꽤 설득력이 있다. USTR이 공개한 상호 관세 산식을 보면 상대국에 대한 미국의 지난해 무역적자(수출액-수입액)를 수입액으로 나눈 단순 결과물에 불과하다. 비관세 장벽을 두루 살펴 관세율을 책정하겠다는 기존 예고와는 달리, 오직
무역적자 수준만
가지고 관세율을 산정
한 것이다. 이 산식에 따르면 캄보디아처럼 미국으로 제조 상품을 대량 수출하지만, 미국 내 생산 제품을 적게 수입하는 경우는 49%에 달하는 징벌적 과세를 받게 된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런 관세 정책의 배후에 “숨겨진 의도 따위는 있을 리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트럼프의 주변에 (제대로 된) 계획을 고안할 수 있는 지식이나 독립성을 가진 인간이 없기 때문”
이라며
이 모든 것은 정상적인 정책이 아니라,
상대를 압도하고 복종하게 만들려는 ‘지배력 과시’로 봐야 한다”
고 혹평했다.

한마디로 “(트럼프가 상호 관세 정책 발표일 ‘4월 2일’을 지칭한 표현인)
‘해방의 날’은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나쁘다
”는 것,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히 미쳤다’는 게 크루그먼 교수의 결론이다. 국제통상이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고, 이후로도 세계 경제 위기 및 통화 위기 분야를 깊이 연구해 온 최고 권위 전문가의 ‘묵직한 일침’ 이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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