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서울 도심광장, 둘로 쪼개져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다음날인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승리의날 범시민대행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후 첫 주말인 5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탄핵 인용을 자축하는 집회가 열렸다. 비가 오는 쌀쌀한 날씨에도 시민들은 다 함께 모여 밝은 목소리로 “우리가 이겼다. 민주주의가 이겼다”고 외쳤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일대에서 ‘18차 범시민대행진’을 열고 윤 전 대통령 탄핵 인용을 자축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지만 참가자들은 즐거운 표정으로 우비와 우산을 쓰고 속속 모여들었다. 오후 5시40분 기준 약 7000명의 참가자(경찰 비공식 추산)이 집결했다.
이날 집회 현장은 축제 현장과 다를 바가 없었다. 집회 주최 측 자원봉사자들은 윤 전 대통령 파면을 축하하는 듯 머리에 무지개 무늬 고깔모자를 쓰고 있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아이돌 응원봉과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서로 “고생 많으셨다”고 축하를 보내고 “피청구인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헌재 선고 주문을 반복하며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다음날인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승리의날 범시민대행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세종시에서 온 김모(19)씨는 “초등학생 동생이 지난해 계엄 선포 때 엄청 무서워하고 겁먹었었다”며 “앞으로 동생이 살기 좋은 나라가, 무서워하지 않을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 남편과 함께 집회를 찾은 한 40대 여성은 “탄핵으로 나라가 정상이 됐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내란 세력과 계엄을 옹호했던 자들을 단단히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촛불행동도 같은 시간 숭례문 인근에서 집회를 열었다. 경찰 비공식 추산 50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민주정부 건설하자’ ‘내란세력 완전청산’ 손팻말을 든 채 밝은 얼굴로 집회 분위기를 즐겼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5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가 연 광화문 국민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와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후 1시부터 광화문에 집결해 탄핵 무효 집회를 개최했다. 지난 계엄·탄핵 정국 때와 마찬가지로 주말 서울 도심광장이 둘로 쪼개진 것이다.
집회에는 오후 4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1만8000명이 참가했다. 연사로 나선 전 목사는 “헌재 결정에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 헌재의 권위보다 국민저항권의 권위가 그 위에 있다”며 “헌재는 국민저항권으로 해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해 경계를 강화했다. 대국본 집회 참가자들과 촛불행동 집회 참가자들이 마주칠 수 있는 시청교차로 일대에는 경찰 유지선이 설치됐고 시민 통행도 일부 통제됐다. 경복궁 일대에는 경찰버스 50여대가 촘촘히 배치된 상태로 차벽이 만들어져 있었다. 광화문 광장 일대에도 형광색 우의를 입은 경찰 수십명이 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