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3월27일~4월1일 1500명 여론조사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코스트코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구석에 놓여있는 더 저렴한 달걀을 사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영향으로 미국인들의 소비 심리는 위축된 양상이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관세 정책이 미국 유권자의 절반 이상으로부터 지지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이는 관세 정책 발효 전 여론 조사 결과여서, 물가 상승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27일부터 4월1일까지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의 54%가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찬성 비율보다 12%포인트 높은 수치다. 1월 조사 당시 관세 찬성 비율은 48%, 반대는 46%였으나, 4월 조사에서는 찬성 42%, 반대 54%로 찬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특히 물가 상승 우려가 높았다. 응답자의 75%는 관세가 생활용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 답했는데, 이는 올해 1월보다 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2일 전세계를 상대로 한 관세 정책을 발표하기 직전 조사된 것이다. 2일 소위 ‘해방의 날(Liberation Day)’ 발표 이후 미국 증시는 2020년 코로나 초기 이래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영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늘었다. 경제 전반에 대한 평가가 긍정 44%, 부정 52%로, 8%포인트 차이로 부정적 의견이 우세했다. 이는 지난해 10월만 해도 경제 정책에 대한 긍정 여론이 10%포인트 높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당시에는 관세에 대해 관망하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이제는 비판적인 시각이 주류를 차지했다.
다만 경제 정책에 대한 불만에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지지는 여전히 견고한 편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선에서 그를 지지한 유권자의 93%는 여전히 그의 국정 수행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전체 유권자 기준으로는 46%가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인 1월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해당 여론조사에 참여한 존 안잘론 여론조사 전문가는 “미국 유권자들은 정권 초기에 관대한 편”이라며 “경제 정책과 관세 정책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지만, 아직은 일단 기다리고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선 정치적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현재 미국 경제가 악화하고 있다는 답변은 52%로 지난 1월 여론조사(37%)에 비해 크게 늘었지만, 응답자의 41%는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트럼프 당선 이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정반대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