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 이영은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

올해는 암 예방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채소와 과일’이 주목받았다. 최근 질병관리청의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중 하루 채소와 과일을 권장량인 500g 이상 섭취하는 비율은 겨우 22.1%였다. 10명 중 8명이 필요한 양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채소와 과일 섭취 부족이 두드러졌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적게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40대의 채소·과일 섭취 부족은 더 심각하다. 이는 단순한 식습관 문제가 아니라, 대장암·폐암·위암 등 주요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중대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암연구소(IARC)는 일관되게 채소와 과일이 암 예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식품군엔 파이토케미컬을 비롯해 비타민·미네랄·식이섬유 등 항산화 작용과 면역 증진에 기여하는 성분이 다량 포함돼 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채소·과일 섭취가 부족하면 대장암·위암·폐암 등의 발병 위험이 30~4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023년 영양 분야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에 실린 메타분석 연구는 특히 파이토케미컬 중 하나인 플라보노이드가 위암과 폐암의 발병률을 대폭 낮춘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나 바쁜 일상, 1인 가구의 증가, 육류 섭취 증가, 가공식품 선호도 증가 등으로 채소·과일의 섭취는 점점 줄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약해지고, 각종 독성물질의 체내 축적이 가속화돼 암을 비롯한 만성질환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채소·과일 착즙 주스의 적극적인 활용을 제안한다. 착즙 주스는 끓인 농축액을 희석해 만든 과채주스와 달리 열을 가하지 않고 생으로 압착해 짜내는 방식으로, 생채소·과일과 같은 영양 섭취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는 바쁜 직장인이나 청소년 등 조리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특히 적합한 방식이다.

착즙 주스를 만들 때는 다양한 색깔의 채소와 과일을 섞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케일이나 브로콜리 같은 짙푸른 녹색 채소에 사과·비트·당근 등을 함께 착즙하면 파이토케미컬·베타카로틴·플라보노이드·비타민C·수용성 식이섬유 등을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다.

이처럼 무지개색의 식재료를 조합하면 각기 다른 항산화 성분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면역력을 높이고 발암물질의 체내 작용을 억제한다.

암 예방에 있어서 주목할 점은, 꾸준한 실천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이다. 일회성이나 간헐적 섭취가 아닌, 하루 400~500g 이상 채소와 과일을 꾸준히 섭취하는 식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 암연구소(AICR)는 “전 세계 암 사망의 30%는 식단을 개선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 중심엔 언제나 채소와 과일이 있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이영은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243 대한항공 조종사들, 호주 호텔서 주먹질…'尹 탄핵' 놓고 싸움 랭크뉴스 2025.04.07
45242 5년 생존율 암보다 낮은 '이 병'··· 짬뽕 국물을 조심하라? 랭크뉴스 2025.04.07
45241 트럼프 “유가·금리·식품값 내려가···인플레이션 없다” 랭크뉴스 2025.04.07
45240 “시간 빠듯”... 安·洪 등 국민의힘 주자들, 대선 출마 선언 예고 랭크뉴스 2025.04.07
45239 트럼프발 ‘R의 공포’ 급습…증시, 폭싹 주저앉았다 랭크뉴스 2025.04.07
45238 "저희 고등학생인데요"…수상한 중국인 2명, 휴대전화 확인해 보니 랭크뉴스 2025.04.07
45237 [속보] 미국도 트럼프 발 블랙 먼데이…S&P500 4.19↓ 나스닥 4.63%↓ 랭크뉴스 2025.04.07
45236 ‘개헌’ 거리 둔 민주, 힘 실은 국힘…다른 셈법에 대선변수 안 될 듯 랭크뉴스 2025.04.07
45235 “산불 피해 복구에 써주세요”… 재난 구호성금 1124억원 ‘역대 최대’ 랭크뉴스 2025.04.07
45234 "다시 때가 됐다"... 민주당, '尹 부부' 겨냥 명태균특검법 재가동 랭크뉴스 2025.04.07
45233 검, ‘공천개입’ 김건희 소환 방침···대선 국면 돌입 전 ‘윤 부부 조사’ 마무리 전망도 랭크뉴스 2025.04.07
45232 [단독] 착륙까지 이어진 선명한 ‘엔진 소리’…“추력 일부 살았다” 랭크뉴스 2025.04.07
45231 [단독] 마지막 ‘2분 40초’ 영상 첫 공개…“한계까지 절박한 선회” 랭크뉴스 2025.04.07
45230 일부러 죄짓고 교도소 가는 일본 노인들 랭크뉴스 2025.04.07
45229 다이먼 JP모건 CEO “트럼프 관세, 美 성장 둔화‧인플레 자극할 것” 랭크뉴스 2025.04.07
45228 '산불 사태' 국민성금 1천124억원…역대 재난구호금 최대 규모 랭크뉴스 2025.04.07
45227 "이러려고 뽑은 게 아닌데” ‘트럼프 지지’ 월가 거물도 돌아섰다 랭크뉴스 2025.04.07
45226 '공수처' 탓만 하는 폭도들‥헌법재판소 '불복' 선동하는 전광훈 랭크뉴스 2025.04.07
45225 트럼프에 초상화 혹평받은 英화가 "사업에 타격" 랭크뉴스 2025.04.07
45224 명태균, 여론조사 결과 독촉 “윤석열이가 볼 건데, 안 주면…” 랭크뉴스 2025.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