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식 헌법재판관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입장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문 초안은 이 사건 주심을 맡은 정형식 재판관(64·사법연수원 17기)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헌법재판관 8명 중 유일하게 윤 전 대통령이 지명한 재판관이다.
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정 재판관은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의 변론 준비 절차가 본격화하기에 앞서 무작위 전자 배당을 통해 이 사건 주심 재판관이 됐다. 주심 재판관은 사건 전반을 관리하고 결정문 작성을 주도한다.
정 재판관은 대전고등법원장,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장을 지낸 고위 법관 출신으로 법리 판단이 세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진행 중 ‘송곳 질문’을 여러 차례 던져 주목받기도 했다.
보수 진영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 재판관과 조한창 재판관,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에서 보수적 의견을 냈던 김복형 재판관이 기각 또는 각하 의견을 낼 것으로 기대했지만 세 재판관 모두 파면 의견을 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위해 자리에 착석해 있다. 왼쪽부터 정계선, 김복형, 정정미, 이미선, 문형배, 김형두, 정형식, 조한창 헌재 재판관. 사진공동취재단
헌재의 ‘만장일치’ 파면 결정은 당사자들이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에 불복할 여지를 사전 차단하고, 계엄사태 이후 진영 간 갈등이 극단화되는 상황 속에서 사회 통합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의도로도 읽힌다.
헌법재판관 8명 전원은 12·3 비상계엄이 헌법과 계엄법이 정한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요건을 위반했으며 국회 군경 투입과 위헌적 포고령 발표, 선관위 압수수색 시도 등에서 실체적인 위헌·위법성이 있었다는 데 동의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위헌·위법 행위가 대통령직을 파면할 만큼 중대하다는 데에도 뜻을 같이했다.
재판관들은 법정의견 결론에 모두가 동의하면서 “탄핵소추안의 발의 횟수를 제한하는 입법이 필요하다”(정형식) “탄핵심판절차에서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을 완화해 적용할 수 있다”(이미선·김형두) “탄핵심판절차에서 전문법칙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김복형·조한창) 등 3개의 보충의견만을 제시했다.
보충의견은 결론엔 동의하면서 그 이유를 보충할 필요가 있을 때 내는 의견으로, 결론에는 동의하지만 논리나 근거가 다를 때 남기는 ‘별개의견’과는 다르다. 다수 의견과 견해를 달리 하는 반대의견은 아예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