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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후 '불면의 넉달' 겪은 국민 "이제 꽃길만 걷자"
"준엄한 탄핵 결과 승복해야…국격 우뚝 세우는 데 온 힘"
"적대적 정치 그만…힘 모아 당면한 위기 극복하자"


탄핵 인용 기뻐하는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해 인용을 선고한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 탄핵에 찬성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5.4.5


(서울=연합뉴스) 오인균 김유진 인턴기자 = "우리 모두 '폭싹 속았수다! 눈물이 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유튜브 이용자 Woo***)

"이 말이 어울리는 하루다. 폭싹 속았수다."(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 hon***)

지난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하자 누리꾼들은 '폭싹 속았수다'라며 잠 못 들었던 지난 넉달을 돌아보고 서로를 격려했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어로 '무척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란 뜻. 지난달 막을 내린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의 제목으로 유명해진 방언이다.

이날 선고는 윤 대통령이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때로부터 122일만, 12월 14일 탄핵소추안이 접수된 때로부터 111일 만이다.

'아닌 밤중에 계엄 선포'에서 시작해 지난 넉달 간 제주항공 참사, 대전초등생 피살, 최악의 대형 산불, 싱크홀 사망 사고 등을 겪으며 너나 할 것 없이 괴로움을 토로했던 시민들은 탄핵 선고를 기점으로 대한민국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길 희망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헌법재판관
(서울=연합뉴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윗줄 왼쪽부터), 이미선, 김형두, 정형식, 조한창(아랫줄 왼쪽부터), 정정미, 김복형, 정계선 헌재 재판관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입장해 있다. 2025.4.5 [사진공동취재단]


"승복하고 발전적 결론 고민해 나가야"
그간 탄핵 찬반에 따른 극심한 국론 분열을 목도해온 시민들은 헌재의 판결에 승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서울 한 대학 정치외교학과 재학생 김준영(22) 씨는 "대한민국이 건재함을 확인했다"면서 "앞으로 있을 조기 대선에서는 과거에 머무르기보단 대한민국의 미래를 중심에 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 이용자 'dbt***'는 "준엄한 결과에 대한민국은 승복해야 하며 우리 국민은 국격을 우뚝 세우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적었다.

'dptm****'는 "억울한 감은 있지만 국가와 국민을 생각해서 더이상 분란은 안됩니다. 훗날을 기약하더라도 지금은 받아들이고 국민 모두가 합심 해서 대한민국을 안정화할 때입니다"라고 썼다.

전문가들도 헌재 결과에 대한 승복을 강조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헌재의 판결과 본인의 의견이 맞지 않다고 생각할 순 있지만 국민들은 헌재의 판결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그것이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원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는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해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나라를 위한 발전적인 결론을 고민해 나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권건보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더 이상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서 분열하고 갈등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이번 헌재의 선고가 최종적인 결정인 만큼 수용하고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다들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두 손 모아 탄핵 기각 기원했지만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탄핵 반대 집회 참석자가 두 손을 모으고 헌재의 선고를 지켜보고 있다. 2025.4.5 [email protected]


"봄이 왔다…무너진 민생·경제 제자리 찾길"
더는 비극적인 사건이 없길 기원하기도 했다.

직장인 조모(27) 씨는 "계엄부터 시작해 제주항공 참사, 하늘이 사건, 의성 산불, 서울 싱크홀, 장제원 의원 자살 등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운 일들이 많았는데 이젠 비극적인 일들보다 따뜻한 일로 가득하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국회에서 일하는 박모(29) 씨도 "계엄 이후 123일 동안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국민들 덕분"이라면서 "탄핵 인용이 국정의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무너진 민생과 경제가 제자리를 찾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엑스 이용자 'JAE***'는 "산불로 피해입은 분들의 문제가 빨리 해결되고 우리나라 국민이 모두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하는 데 힘을 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K9C***'는 "앞으로는 이념 논리로 대립하지 말고 미국 관세 대응에 전념하는 정부가 됐으면 한다", 'tol***'는 "이제 진짜 봄이 찾아왔다"고 썼다.

또 유튜브 이용자 '구본***'는 "자영업자분들, 오늘부터 대목이다"라고 했고, 'vor***'는 "이제 대한민국 꽃길만 걷자"라고 적었다.

이공계 대학원생 이모(28) 씨는 "평범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고 우리 삶이 평온하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취업 준비생 김가은(25) 씨는 "최근엔 암담한 소식밖에 들리지 않아서 휴대전화를 열어보고 싶지 않았다"면서 "국가적 재난 수준이었던 여러 사고를 비롯해 큰 혼란을 겪었는데 아직 경계심을 낮출 때는 아니"라며 조심스러워 하기도 했다.

탄핵 인용 기뻐하는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해 인용을 선고한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 탄핵에 찬성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5.4.5 [email protected]


"정치 양극화 심화…민주주의 원칙 재확립 해야"
탄핵이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탄핵을 겪을 때마다 정치·사회적 양극화가 심해졌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적대적 정치를 그만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원식 동덕여대 ARETE 교양대학 교수는 "탄핵 인용은 당연한 결과고 민주주의에 큰 숙제를 안겼다"며 "과거 잘못을 덮어두는 방식으로는 사회 통합을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민주주의 원칙을 재확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민의 힘과 국가의 민주적 역량을 재확인한 만큼 당면한 여러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음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가 충분한 심의를 거쳐서 탄핵 결정을 했으니 앞으로도 절차를 잘 지켜가면서 내란 사태를 해결해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선고문을 보면 정치적 교착 상태에 대한 우려가 보이는데, 민주주의를 정당에만 맡겨둘 수 없고 공론 조사 방식이나 시민 의회 등 주권자인 국민이 국정에 직접 관여하는 절차를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런가 하면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탄핵 선고 생중계를 시청했다는 초등교사 이모(27) 씨는 "학생들에게 탄핵을 이야기 못 한다면 그 교육이 민주 시민을 길러내는 교육이 되겠냐"며 "어떻게 해야 우리 사회가 더욱 좋은 사회가 될 수 있을지 아이들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교육계도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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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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