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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가입+초기 높은 소득대체율 적용+수령연기' 3박자 결과물


18년 만의 연금개혁…여야,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3% 합의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 모습. 2025.3.20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남편과 아내 각자의 국민연금을 합쳐 매달 500만원을 넘게 받는 부부 수급자가 처음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은 가운데 이들 부부가 이런 '역대급' 국민연금을 받게 된 비결에 관심이 쏠린다.

5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부부 합산 최고 국민연금 수령액은 월 542만7천63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장인 부부의 월급 합계액 800만원의 60%를 웃도는 수준으로, 국제노동기구(ILO)가 권고하는 노후 소득 기준에도 부합한다.

국민연금연구원이 발표한 '제10차 국민노후보장 패널조사'에 따르면 부부 기준으로 건강한 노후 생활에 필요한 적정 생활비는 월 296만9천원이다. 매달 약 542만원을 받는 이 부부는 국민연금만으로도 이를 훨씬 뛰어넘는 금액이어서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넉넉한 노후를 맞이하게 된 이 부부의 노하우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1988년 국민연금 제도 도입 초기부터 장기간 가입하고, 가입 기간 내내 높은 소득대체율을 적용받았으며, 연금 수령 시기까지 5년이나 늦추는 전략, 이른바 '3종 세트'를 성공적으로 결합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1988년 제도시행 때부터 30년 가까이 장기가입…높았던 초기 소득대체율 혜택 톡톡히 누려
최고 수령액을 받는 부부는 제주에 거주하는 60대 후반으로, 남편(69)은 월 259만7천670원, 아내(68)는 282만9천960원을 받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부부 모두 국민연금 제도가 첫발을 뗀 1988년부터 가입했다는 점이다. 남편은 27년 9개월, 아내는 28년 8개월이라는 긴 가입 기간을 자랑한다.

이들 부부가 납부한 보험료는 총 1억7천476만6천500원(남편 8천506만1천100원, 아내 8천970만5천400원)이다.

국민연금은 가입 기간과 납입 금액에 따라 수령액이 크게 달라진다.

특히 이들 부부가 가입했던 초기 국민연금은 현재보다 높은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적용받았다. 국민연금은 시행 당시 40년 가입 기준으로 생애 평균 소득의 70%를 연금으로 지급하는 등 소득대체율이 워낙 높았다.

하지만 1998년과 2008년 두 차례의 연금 개혁을 거치면서 소득대체율은 점차 낮아져 현재(2025년 기준)는 41.5% 수준이다. 초기 가입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대체율의 혜택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었다.

결국 이 부부는 소득대체율이 높았던 시기에 장기간 가입했기에 유리한 조건으로 연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금 수령 5년 연기의 마법…월 수령액 '껑충'
여기에 더해 이 부부는 연금 수령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연금 연기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남편은 원래 2017년 1월부터 월 157만6천970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5년을 연기해 2022년 1월부터 수령하면서 첫 달 연금액이 233만2천90원으로 크게 늘었다. 아내 역시 2019년 5월부터 월 180만6천260원을 받을 수 있었으나 5년 뒤인 2024년 5월부터 276만6천340원을 받기 시작했다.

국민연금은 연금 수령 시기를 늦출 경우 연기 기간에 따라 연 7.2%(월 0.6%)씩 연금액이 가산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최대 5년까지 연기가 가능하며, 이 경우 연금액은 최대 36%까지 늘어난다. 이 부부는 이러한 연금 연기 제도를 통해 노후 자산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 수 있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연기 연금을 신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수령 시기를 늦추면 많이 받는 대신 수령 기간이 줄어드는 만큼 최종 연금액이 감소할 수 있으니 자신의 건강 상태와 소득, 평균수명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정하는 게 좋다.

연기 연금은 당장 연금을 타지 않아도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을 만큼 소득이 있고 건강해서 장수할 가능성이 큰 사람에게 유리하다.

부부 수급자 증가 추세…노후 대비 중요성 시사
부부가 모두 국민연금을 받는 '부부 수급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 35만5천쌍에서 2024년 11월에는 77만4천964쌍으로 5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는 국민연금 제도가 안정적인 노후 생활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부부 수급자의 월평균 연금액은 지난해 11월 기준 108만1천668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입 기간이 짧거나, 소득 수준이 낮았던 경우 등이 반영된 결과다.

최고 수령액 부부의 사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국민연금에 가입하고,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노후 대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이번 최고액 수령 부부의 사례는 국민연금 제도의 긍정적인 측면, 특히 장기 가입과 연금 수령 시기 조절 등 제도 활용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국민이 국민연금을 통해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제도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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