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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에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2025.4.4/뉴스1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는 위헌‧위법하다”

헌법재판관 8명은 4일 오전 11시22분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이같이 판단했다. “피청구인은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해 국민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경제·정치·외교 전 분야에 혼란을 야기했다. 헌법수호의 책무를 저버리고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했다”고 하면서다. 헌재의 선고는 12·3 비상계엄 선포 약 4개월 만에 내려진 첫 사법적 판단이다. 헌재는 계엄 선포에 이은 ‘포고령 1호’, 국회 군 투입, 선관위 불법 압수, 법관 위치추적 지시 등 5가지 탄핵사유 모두 “위헌·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위법한 계엄 선포… “국가비상사태 아니다”
박경민 기자

헌법 77조는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병력으로써 군사상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 비상계엄 선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헌재는 그러나 “피청구인은 헌법·계엄법이 정한 위기상황이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볼 근거가 없었음에도 현저히 비합리적이거나 자의적인 판단으로 계엄을 선포했다”고 계엄 선포의 실체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표현을 반복해 결정문에 썼다. 윤 대통령이 주장했던 간첩죄 조항이 개정되지 않았다거나, 예산 감액 의결이 있었다거나, 원전‧대왕고래프로젝트 등 사업 수행에 차질이 예상된다거나, 자신과 다른 정치적 견해를 표시하거나 퇴진을 요구한다는 사유는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윤 대통령이 주장한 ‘부정선거 의혹’도 “‘의혹’만으로 중대한 위기라 볼 수 없고, 이는 정치‧제도‧사법으로 해결해야지 군대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이유로 든 ‘더불어민주당의 줄탄핵 등 야당의 전횡’에 대해서도 “선포 당시 국회가 발의한 22건 소추안 중 실제 진행 중이던 사건은 2개 뿐이었다”며 “법률안은 재의요구권 등을 행사할 수 있고, 국회의 탄핵소추‧입법‧예산안 심의 등 권한 행사가 비상계엄을 선포할 만큼 ‘중대한 위기 상황’을 발생시켰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경고성 계엄’은 중대 위기 아냐… 그러면서 軍은 동원” 지적
헌재는 비상계엄 선포 절차도 위법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국무회의 심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계엄 선포문에 국무위원이 부서(함께 서명함)도 하지 않았으며 계엄의 이유‧종류‧시행일시‧지역 및 계엄사령관을 공고하지도 않았다”며 “국회에 통고도 빠뜨렸다”고 짚었다.

헌재는 “우리나라는 과거 군사정변을 통해 군이 직접 정권을 수립하거나 정치권에서 군을 동원하여 정치에 영향을 미친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다”며 “헌법‧계엄법이 정한 절차를 지켰다면 계엄선포까지 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국군통수권 남용과 군대의 정치적 중립을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경고성 계엄’ 또는 ‘호소형 계엄’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고도 못박았다. “비상계엄 선포 즉시 국민의 기본권을 광범위하게 제한하게 되는데, ‘경고’나 ‘호소’는 계엄법이 정한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이 주장만으로도, ‘중대한 위기’로 인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반면 결국 군대‧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방해했는데 ‘경고성’ 이었단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모순점을 짚었다.



곽종근‧홍장원 진술 인정… “계엄해제의결 방해, 軍 중립 위배”
헌재는 윤 대통령이 국회에 병력을 보내 계엄해제요구권 행사를 방해했다는 소추사유도 인정했다. ‘국회로 군대를 출동시키라’, ‘국회 안의 인원들을 끄집어내라’, ‘국회 출입자를 전면 차단하라’ 등의 지시를 내린 사실도 모두 인정됐다.

그간 윤 대통령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등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항변했지만 헌재는 “피청구인의 지시가 없었다면 곽종근이 ‘150명이 넘지 않게 할 방법’을 논의할 이유가 없는 점, 용어를 고려하면 끄집어낼 대상은 국회의원이라 해석될 수 밖에 없고, 곽종근은 일부 용어 차이만 있을뿐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피청구인의 주장은 믿을 수 없다”고 했다. 헌재는 “국회의 계엄해제요구권 정한 헌법 77조 위반, 국회의원 심의‧의결권 및 불체포특권 침해, 정당활동 자유 침해”라며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 침해 및 헌법이 정한 국군통수의무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가장 심하게 다퉜던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을 통해 주요 인사들에 대한 위치확인시도를 했다는 의혹도 “피청구인은 처음부터 홍장원에게 계엄 상황에서 국군방첩사령부에 부여된 임무와 관련된 특별한 용건을 전하고자 한 것이라 봐야한다”며 모두 인정했다.

윤 대통령은 “질서 유지 목적으로 병력을 보낸 거였다”는 주장도 했으나, 헌재는 “대테러 작전을 하는 부대가 출동할 이유가 없으며, ‘중과부적(衆寡不敵)으로 원하는 결과가 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봐도 단순 질서유지 목적이 아니었다”며 “최상목 기재부장관이 받은 ‘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 편성’ 쪽지를 봐도 단순히 질서유지를 위한 병력 파견이었단 주장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했다.



“포고령 ‘통금’만 지웠다”던 尹… 헌재 “실제 집행 용인한 것”
김경진 기자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발표된 ‘포고령 1호’의 위헌성도 모두 인정됐다. 헌재는 “국회‧정당활동 전면 금지, 언론‧출판 통제, 파업‧태업‧집회 전면금지, 의료인 48시간 이내 복귀 등 국민 기본권을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내용”이라며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정당의 자유, 단체행동권, 직업의 자유, 신체의 자유 침해이며 영장주의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윤 대통령은 ‘포고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썼고 자신은 야간통행금지 조항만 삭제했으며, 형식적인 문서일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를 두고 헌재는 오히려 “국민에게 불편을 줄 우려 등으로 야간통금 조항을 삭제했다는 건, 오히려 포고령이 실제로 집행되는 것을 용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보내 청사 내에 진입하게 하고, 영장 없이 직원의 핸드폰을 압수한 것에 대해선 “영장주의 위반, 선관위 독립성 침해”가 인정됐다. 헌재는 “선관위에 대한 영장 없는 압수는 계엄 하에서도 불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 및 권순일 전 대법관, ‘이재명 무죄 준 판사’ 등 법관에 대한 위치 추적을 지시한 것도 “이는 현직 법관에게 ‘언제든 행정부에 체포될 수 있다’는 압력을 받게 해, 사법권 독립 침해”라고 헌재는 판단했다.

박경민 기자

재판관 전원은 윤 대통령의 행위가 ‘헌법 수호를 위해선 파면 결정으로 국민의 신임을 박탈해야 할 정도’의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국민으로서는 피청구인이 헌법상 권한을 행사할 때마다 헌법이 규정한 것과는 다른 숨은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닌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것은 아닌지 등을 끊임없이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파면이 정당하다고 봤다. “대통령의 권한은 헌법에 의해 부여받은 것으로, 헌법을 벗어나 자의적으로 행사할 수 없다”며 “국정을 성실하게 수행하리라는 믿음이 상실돼 더이상 맡길 수 없을 정도”라고도 했다.
박경민 기자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은 사법 심사의 대상이 아니다” “국회 법사위 조사 없이, 한 번 부결된 탄핵안 다시 발의한 거라 위법 탄핵 소추” “탄핵소추 뒤 ‘내란’을 제외하고 재구성한것도 잘못됐다” “탄핵소추권 남용” 등 갖가지 절차적 위법 주장을 했지만 헌재는 모두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라고 판단한 뒤 파면 결정에 이르렀다. 재판관들은 ‘탄핵소추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위반 정도가 중대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절차에 대해선 “탄핵소추안의 발의 횟수를 제한하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정형식 재판관의 보충의견과,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는 탄핵심판에서 이를 완화해서 적용할 수 있다는 이미선·김형두 재판관 및 앞으로는 더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의 보충의견이 덧붙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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