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중국, 미국 겨냥 기습적 34% 추가 관세 계획 발표
트럼프 “정책 결코 바꾸지 않는다. 중국 당황했다”

트럼프가 던진 강속구를 시진핑이 받아치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 경제까지 시계제로에 급격히 빠져들고 있다. 나라간 무역 활성화를 위해 관세를 서로 낮춰가기 위해 미국 정부가 도입한 상호관세가 90년만에 되살아나 이번에는 세계 경제를 공포로 몰아넣는 모양새다.

미국의 상호 관세에 맞불을 놓는 중국 정부의 대응은 미국 증시가 개장하기 불과 3시간 여전인 4일 오후 7시께 중국 국영 채널인 CCTV 방송을 통해 전세계에 타전됐다. 중국 국무원은 미국산 모든 수입품에 대해 3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발효 시점은 4월10일로 못박았다. 미국의 조처에 대해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방침도 밝혔다. 중국은 옥수수·밀 등 농산물부터 의약품, 원유, 천연가스 등 미국의 주요 수출품을 대거 사들이는 나라다.

중국 정부가 질의응답이 따르기 마련인 기자회견이 아닌 일방향 소통 수단을 활용해 미 정부를 때리고 나선 것이다. 영국의 리서치그룹 캐피탈이코노믹스의 리아 파이(Leah Fahy)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는 보고서를 내어 “미국 수입품에 대한 중국의 평균 관세율을 고려하면 중국의 이번 조처로 미국산 제품에 붙는 관세율은 약 50%까지 올라간다. 상당한 수준으로 관세율이 급등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무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고율의 상호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힌 뒤 세계 금융시장은 숨죽이며 중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왔다. 미국의 조처에 대해 유럽연합(EU) 등에서도 즉각 반발 목소리가 나왔으나 향후 세계 경제의 향배의 핵심 가늠자는 뭐니뭐니해도 중국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전면적 보복 조처에 나서게 되면 세계 경제(명목 GDP 기준)의 약 40%를 차지하는 1, 2위 국가의 전면전이 본격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은 이런 상황을 ‘가장 나쁜 시나리오’로 평가해왔다.

중국의 기습적인 발표 이후 개장한 유럽과 미국 증시는 예상대로 발작 수준의 흐름을 나타냈다. 미국의 대표 지수인 에스앤피(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 급락한 채 장을 시작한 뒤 하락폭을 키워가고 있다. 밤 11시30분 현재 하락폭은 3.72%에 이른다. 같은 시각 나스닥지수의 하락율은 4%를 코앞에 두고 있다. 유럽의 유로스톡스50과 독일의 닥스, 프랑스의 CAC지수 모두 급격히 하락폭을 확대하며 전거래일 보다 5% 가까운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이미 트럼프의 전대미문의 관세 전쟁 개시에 연일 약세를 보이던 주요국 증시가 다시 묵직한 한 방을 맞은 셈이다.

사태는 계속 확전일로로 갈 공산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다렸다는 듯이 에스엔에스에 격렬한 입장을 내놨다. “중국이 오판을 저질렀다. 당황한 것이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미국에 많은 돈을 투자하려는 수많은 투자자에게 말한다. 나의 정책은 결코 바뀌지 않는다.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부자가 될 수 있는 위대한 순간이다.” 트럼프의 이 입장은 미국 증시가 개장하기 직전에 나왔다.

미-중 간 전쟁은 상품 교역이 중심인 ‘관세’에만 머무를지도 단언하기 어렵다. 상품외에도 컨텐츠 등 서비스 부문은 물론 자본 거래에까지 전선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 중국은 미 국채의 최대 보유국이며, 미국은 중국의 주요 자본 투자국이자 시장이다. 중국이 미 국채 투매에 나서게 되면 미 국채 금리는 급등하게 되며 이는 트럼프가 가장 싫어하는 시나리오다.

물론 두 나라가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엮여 있기에 상대에 대한 공격이 실은 본인의 눈을 찌르는 형국이 될 수 있기에 두 강대국의 대결이 무한정 확대될 것으로 단언하기도 어렵다. 나아가 중국은 극심한 저물가에다 치솟는 실업률, 느려지는 경제 성장 속도, 부동산 시장에 끼어 있는 거품으로 ‘디플레이션’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미국 역시 물가 상승 부담과 경기 침체 신호가 켜져 있다. 전면전을 하기에는 두 나라 모두 기초 체력이 약해져 있다는 뜻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한 곳인 피치는 지난 4일 중국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끌어내린 바 있다.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이 나온 4일 밤, 세계는 총성 없는 전쟁에 불타고 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931 “2032년 5.9조원 시장”… 현대엘리가 노리는 로봇 배달 랭크뉴스 2025.04.13
47930 탄핵 반대파가 세 넓히는 국힘 경선…유승민·오세훈 불출마 선언 랭크뉴스 2025.04.13
47929 김동연, 당원 50%·국민 50% 경선 룰에 "들러리 경선 유감" 랭크뉴스 2025.04.13
47928 "최종 단일후보는 한덕수"?‥벌써부터 '시나리오' 두고 시끌 랭크뉴스 2025.04.13
47927 ‘최대 수혜’ 애플 등 미 빅테크 한숨 돌려…반도체 변수는 여전 랭크뉴스 2025.04.13
47926 "엄마, 숨을 못 쉬겠어"…17살 치어리더 갑자기 '팝콘 폐' 진단, 원인은? 랭크뉴스 2025.04.13
47925 트럼프, 악수 요청 대놓고 무시…UFC 귀빈석 여성 누구길래 랭크뉴스 2025.04.13
47924 친구 머리에 디퓨저 묻혀 불붙인 20대들…불 끄려하자 한 행동 랭크뉴스 2025.04.13
47923 산불 피해 보험금 청구 5000건 육박… 농작물 재해 최다 랭크뉴스 2025.04.13
47922 월요일도 전국 비바람 계속… 강원 산간엔 ‘4월 폭설’ 예보 랭크뉴스 2025.04.13
47921 트럼프 ‘급소’로 꼽힌 미 국채금리, 안정세 찾을 수 있을까 랭크뉴스 2025.04.13
47920 윤 전 대통령 측 "재판부 결정에 동의"‥커지는 '비공개 재판' 논란 랭크뉴스 2025.04.13
47919 [단독] 퇴근 후 걷고 싶은 길로…화려해지는 '청계천 야경' 랭크뉴스 2025.04.13
47918 김동연 '어대명' 민주당 경선룰 반발 "들러리 경선 바로잡아달라" 랭크뉴스 2025.04.13
47917 함상훈 후보자 ‘성범죄 감형’ 이력…“한결같다” “졸속 지명 드러나” 랭크뉴스 2025.04.13
47916 이승만 사저 찾은 나경원, 한덕수 차출론에 “대행 역할 집중해주길” 랭크뉴스 2025.04.13
47915 '광명 사고' 수색 하루 만에 재개…조명차 동원 야간작업 이어가(종합) 랭크뉴스 2025.04.13
47914 한동훈 홍준표 안철수 웃는다... "오세훈 유승민 표심 내게 올 것" 랭크뉴스 2025.04.13
47913 민주 경선, 이재명과 3金 4파전…김경수 “행정수도 완전 이전” 랭크뉴스 2025.04.13
47912 김경수, ‘빛의 연정’ 내걸며 대선 출마···민주당 경선 4파전 전망 랭크뉴스 2025.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