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기각 확신한 김성훈?... 끝내 도열은 못해
경호처 내부에선 "마지막까지 사병 행세" 비판
이날 윤석열 파면에 경호처 내부도 격랑 일듯
경호처 내부에선 "마지막까지 사병 행세" 비판
이날 윤석열 파면에 경호처 내부도 격랑 일듯
지난달 8일 법원의 구속취소 청구 인용으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난 가운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윤 대통령의 곁에서 김성훈(오른쪽)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밀착 경호를 하고 있다. 뉴스1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직원들에게 "윤 대통령이 현충원에 들러 청사로 올 때 도열할 수 있도록 대비하라"는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대통령 측근들은 선고 당일까지도 대통령의 직무복귀를 굳게 믿고 있던 정황으로 읽힌다.
4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경호처 직원 총무 담당 부서에 이 같은 도열 준비 지시가 내려졌다. 헌재가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기각' 또는 '각하' 결정을 내려 직무복귀하게 되는 상황을 가정한 지시인데, 파면 선고로 무산됐다. 김 차장은 지시 하달에 앞서 "탄핵심판은 기각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과 측근들, 대통령실이 직무복귀를 확신한 정황"이라며 "으레 '새로 시작'하는 국가지도자가 그렇듯 현충원을 참배한 뒤 집무실로 복귀하는 그림을 그렸던 거 같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김 차장의 지시는 대통령실과의 교감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경호처 내부에서는 냉소적인 반응이 감지된다. 12·3 불법계엄과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무리할 정도로 대통령 결사호위에만 집중하며 '윤석열 호위무사'라는 오명을 얻은 김 차장이 마지막까지 '심기 경호'에만 골몰했다는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경호처 직원은 "대다수 직원은 대통령직에 있는 분을 경호하는 게 경호관의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김 차장은 자신이 '사병'이라고 밝힐 만큼 부적절한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1월 김 차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경호처는 사병 집단이 맞고 오로지 대통령만을 위해 존재하는 유일한 정부기관"이라고 언급해 빈축을 샀다.
하지만 헌재의 파면 선고로 경호처 조직 내부는 요동칠 전망이다. 그간 이른바 '김건희 여사 라인'으로 통하는 김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 등 강경파를 중심으로 한 경호처의 사병 집단화에 대해 불만이 팽배했다. 다만 강경파의 '뒷배'인 윤 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 지위를 유지해왔고 김 전 차장 등에 대한 수사기관의 구속 시도가 번번이 좌절되면서 조직을 바꿀 동력이 부족했다. 그러나 '문제의 정점'으로 꼽혀온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이제 상황이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