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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측 얼싸안고 곳곳서 감격 눈물
반대 측 일각에선 불복종 투쟁 선언
경찰버스 창문 깬 집회 참가자 체포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선고한 4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일대에서 탄핵에 찬성한 시민들이 만세를 부르며 환호하고 있다. 윤웅 기자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는 순간 탄핵 찬성 측 시민들은 “국민이 이겼다”며 환호했다. 탄핵 반대 측 집회 현장에선 “믿을 수 없다”는 오열과 분노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이날 탄핵 찬반 양측 시위 현장에선 당초 우려했던 폭력 사태 등은 벌어지지 않았다.

이날 서울 종로구 안국역 6번 출구 앞에 자리 잡은 탄핵 찬성 측은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선고 요지를 읽을 때마다 한목소리로 환호했다. 문 권한대행이 “국가긴급권의 행사를 정당화할 수 없다”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요건을 위반했다”고 할 때는 “맞아요” “이겼다” 하며 환호성이 유독 커졌다.

파면 결정 직후 안국역 일대에는 밴드 데이식스의 노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흘러나왔다. 시민들은 “주권자인 국민이 이겼다”고 구호를 외쳤다. 서로 껴안고 덩실덩실 춤을 추거나, 하이파이브를 하며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었다.

반면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는 침통한 분위기였다. 자유통일당이 주최하는 ‘자유통일 광화문대회’에서는 참가자들이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듯 “거짓말이다” “대체 왜!”라고 소리쳤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생중계 선고 영상을 보며 허탈해하는 모습. 권현구 기자

일부는 문 권한대행이 나오는 방송 화면을 향해 삿대질하며 욕설을 내뱉었다. 집회 현장 곳곳에서 “나라가 썩었다” “다 쏴 죽여야 한다” 등 과격한 발언이 이어지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한 참가자는 연신 북을 내리치며 “사법부와 국회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국민 저항에 나서야 한다”고 외쳤다.

탄핵 반대에 앞장섰던 단체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보수 개신교단체 세이브코리아는 헌재 결정에 승복하는 입장을 냈다. 그동안 세이브코리아 주최 집회에서 탄핵 반대 스피커 역할을 해온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유튜브 실시간 방송에서 책상을 내리치고 얼굴을 감싸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는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기 위한 싸움은 지금부터”라며 불복종 투쟁을 선언했다. 자유통일당과 전 목사 측은 주말에도 광화문광장에서 탄핵 무효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시민사회 단체들은 환영 성명을 냈다. 참여연대는 “윤 전 대통령 파면은 필연이자 독재의 망령을 거부하는 주권자 시민의 준엄한 심판”이라고 평가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헌재의 판단은 너무나도 당연했고 그만큼 소중한 결정”이라며 “이제 정치권은 헌재의 판단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부로 전국에 발령됐던 ‘갑호비상’을 해제하고 서울경찰만 ‘을호비상’으로 하향했다. 이날 안국역 5번 출구에 세워진 경찰버스 유리창을 곤봉으로 깬 반대 측 참가자가 경찰에 체포된 것을 제외하면 큰 사건·사고는 벌어지지 않았다. 6호선 한강진역과 3호선 안국역도 각각 오후 1시15분, 4시32분 폐쇄 및 무정차 통과 조치가 종료됐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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