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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대선 관전 포인트
이재명 줄곧 30%대 지지율 보여
비호감 높고 사법리스크 있지만
김동연·김경수는 존재감 ‘미미’
국힘선 ‘尹心’ 안은 김문수 눈길
한동훈은 광폭행보 재개 가능성
오세훈·홍준표 책 출간 '출사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포가 4일 국회에서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이후 입장을 밝히기 위해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성형주 기자

[서울경제]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파면되면서 여의도 정치권은 곧장 차기 대통령 선거 준비에 돌입한다. 이들에게 앞으로 남은 시간은 두 달에 불과하다. 헌법 및 공직선거법에 따라 대통령 궐위 이후 60일 이내에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후보 선출부터 선거운동까지 이 기간 안에 압축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도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지 여부다.

지금까지 판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여론 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의 4월 1주차(1~3일, 전국 성인 1001명) 정례 조사에서 이 대표의 차기 지도자 선호도는 34%로, 2위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9%)을 압도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3.7%.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꾸준히 30%대 지지율을 유지하며 대세론을 이어오고 있다. 조기 대선은 준비 기간이 짧아 후발 주자들이 추격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기에 선두 주자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전국 단위 선거인 대선판을 뒤집기는 더 어렵다. 이 대표로서는 지금의 지지율 격차를 적당히 유지하면서 실수 없이 중도 지지층 확장 전략만 지속한다면 선거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도 정책 행보에 더욱 무게를 실으며 중도층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이제는 국정운영 능력을 보여주는 데 집중할 때라는 판단에서다. 중도층에서의 이 대표 선호도는 38%(한국갤럽 4월 1주차 기준)로 전체 평균보다 높은 편이지만 이보다 많은 39%가 차기 주자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상태다. 이에 이 대표도 ‘우클릭’을 통한 외연 확장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는 앞서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도 연쇄 회동을 가지며 재계와의 접촉면을 늘리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30개월 넘게 당을 이끌어오면서 민주당의 ‘일극 체제’를 완성한 만큼 당내 경쟁자도 사실상 전무하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지만 존재감은 미미한 상황이다. 김동연 지사 외에는 현직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한 모습이다. 8년 전 문재인 후보의 뒤를 안희정 당시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받쳐주며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독주 구도가 이 대표에게 무조건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치열한 경선을 통해 주목도를 끌어모으면서 흥행을 도모할 수 있지만 일찌감치 결과가 확정된 상황에서는 대중의 주목도가 상대 정당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변수도 역시 이 대표다.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2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아 리스크의 현실화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기는 했지만 대장동·백현동 의혹 등 사법 리스크는 현재진행형이다.

지지율 못지않게 높은 비호감도 역시 이 대표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조기 대선의 귀책사유를 제공한 책임을 지고 있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비토(veto) 정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보수 지지층이 이미 결집돼 있다는 점은 8년 전과 가장 다른 상황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는 좌절한 보수층을 다시 끌어모으는 데 상당한 에너지를 쏟아야 했지만 이번에는 그 시간을 아껴 이 대표 공세에 집중할 수 있다.

길었던 탄핵 정국이 마무리되면서 보수 잠룡들도 서서히 몸풀기에 나설 예정이다. 최대 관심사는 보수 후보 중에서 가장 높은 지지도를 얻고 있는 김 장관의 행보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해왔던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그대로 끌어안아 굳히기에 나설지 주목된다. 윤석열 정부 초기 내각부터 함께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저서 출간을 통해 사실상의 ‘출사표’를 던졌다. 처음부터 비상계엄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지지층 확장을 위한 ‘광폭 행보’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직후 “끝이 아니다. 함께 고통을 나누고 극복하자”며 당내 통합을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또한 ‘합리적 보수’를 앞세워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안 의원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결정된 직후 “국정 안정과 국민 통합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했고, 유 전 의원은 “탄핵에 반대했던 분들도 힘들겠지만 보수 재건에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중도·보수 및 2030 남성 지지층을 갖고 있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43%가 차기 주자에 대한 의견을 유보한 만큼 탄핵 인용 이후 당심(黨心)이 어디로 흐를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최종 후보가 결정되고 인물별로 분산된 지지가 결집되면 지금처럼 국론이 양분된 상황에서 충분히 승부를 걸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국민의힘 측의 기대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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